지은보은-최정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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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보은-최정풍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7.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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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님이 보고 싶어하는 사람-2


마음이 외롭고, 괴로울 때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아주 깊은 곳에 원망심이 있습니다. 대종사님은 이 세상의 큰 병을 원망생활로 진단하셨습니다. 나를 둘러싼 온 세상이 모두 감사할 은혜인데, 원망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래서 원불교의 신앙은 지은보은의 신앙입니다. 밥을 먹으며 밥알 하나를 봅니다. 밥알 하나에 따스한 봄볕과 소나기와 천둥, 번개 그리고 메뚜기 날갯짓이 스며있습니다. 고요한 달빛 아래 물꼬를 보러 나온 농부의 발자국 소리도 들어있습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대의 터질 듯한 외침도 들어있습니다. 새끼들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밤을 새는 부모님들의 충혈된 눈빛도 서려있습니다. 밥알 하나에 우주가 들어있습니다. 은혜를 느낀다는 것은 삶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은혜를 안다는 것, 우리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그 이해가 바르고 깊은 때, 깨달음도 깊어집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소종래(所從來)’를 안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지은보은은 우리가 천지와 부모와 동포와 법률에서 은혜 입은 내역을 깊이 느끼고 알아서 그 피은의 도를 체받아 보은행을 하는 동시에,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먼저 모든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여 원망할 일을 감사함으로써 그 은혜를 보답하자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원망할 일이 있을 때, 가만히 은혜의 소종래를 묵상할 일입니다. 원망은 사라지고 감사의 마음이 가득합니다. 대종사님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름, 지은이와 보은이입니다. 감사하며 행복하게 보은의 땀방울을 아낌없이 흘리는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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