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하는 법-최정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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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하는 법-최정풍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5.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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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부처님 대 며느리부처님1


불효가 막심한 며느리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던 노부부가 실상사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러 가는 것을 보시고 대종사님께서 그 며느리가 산 부처님이니 며느리에게 불공을 하라는 내용의 법문이 대종경 교의품 15장에 있습니다. 웬만한 원불교인이라면 다 아는 법문입니다만, 정말 그럴까요?


절에 모셔진 금빛 부처님은 늘 온화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머금고 계십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의 업장이 녹아나는 것 같습니다. 며느리 부처님! 조금만 섭섭해도 눈꼬리가 올라가고 얼굴을 찌푸립니다. 금부처님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묵묵히 모두 다 들어주십니다. 하지만 며느리 부처님은 듣기 좋은 이야기만 골라 듣습니다. 금부처님은 원만하셔서 수박, 바나나, 사과 어느 것을 불단에 올려도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까다로운 며느리 부처님은 시어서 싫다, 달아서 싫다, 불만이 끝이 없습니다. 금부처님은 완전무결한 존재인데 며느리야 말로 결점 투성이에 단점 투성이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며느리를 산 부처님으로 모시라는 가르침은 뭔가 억지스럽고, 거북살스럽고, 맞지 않는 것 같고, 뭔가 천박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대종사님께서 약간의 실수를 하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도대체 신앙이란 것이 세속에서 묻은 때를 경건한 부처님 앞에서 씻어내고, 참회도 하고 새로운 희망도 얻고, 어려운 경계도 이겨낼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위력도 얻는, 그런 맛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손아래 며느리를 산부처님으로 모시라고 하시니… 아무래도 금부처님이 진정한 부처님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종사님께 말씀드려서 법당에 금부처님을 다시 모시자고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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