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인의 세 가지 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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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인의 세 가지 일과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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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산종사 법문

대산종사는 보통 사람들이 섣불리 흉내 내다가 2~3일만에 다 도망갈 정도로 자기 수행에 철저하였다. 혹여 대산종사의 늦잠 잔 이야기를 하면 이 어르신께 누가 될까 저어되나 크게 보아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완도소남훈련원의 하루일과는 여름 특성상 동적이고 대인접물이 많아 쉽게 지치고 피로하게 만들었다. 대산종사 평상시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세수와 냉수마찰 및 도인법과 선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6시면 대중과 함께 요가를 하고 산책으로 하루를 열었다.


세상모르게 단잠에 빠져 늦잠을 자고 있는데 밖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시간을 보니 6시 5분 전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대산종사를 깨워 옷을 급히 입혀드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정작 내가 잠옷 차림인 것을 알았다.


나는 놀라서 대산종사의 손을 붙잡고 옷을 입으려고 했고, 대산종사는 어서 빨리 밖으로 나가려고 내 손을 잡아당기었다. 서로 손을 당겼으나 내가 이기지 못하여 밖에서 보이지 않게 문만 살짝 열어 드리니, 그제야 대산종사 내가 잠옷만 입고 있는 줄 알고 손을 놓아주고 당신 혼자 걸어 나가 창피를 면하였다. 만약 대산종사가 내 손을 놓지 않았다면 수많은 대중들의 입에 이 일이 회자되었을까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


나는 예비교무인 여학생들이 청소하러 조실에 들어오기 전에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나와 요가를 했다. 그날의 요가를 마치고 외치는 새마음 구호는 어찌나 신이 나든지. “우리의 다짐! 새마음 새몸 새생활로 새사람이 되어 새가정 새나라 새세계 새회상 이룩하자. 야!” 요즘도 가끔 이 일이 생각나면 수행인의 하루일과를 점검해 본다.


대산종사는 수도인의 세 가지 일과를 말씀하였다.


1. 아침은 수도 정진 시간으로 정하여 마음의 때를 벗기는 선(禪) 공부를 계속해서 나날이 새 마음을 기를 일. (계정혜, 공원정, 일심 원만수행)


2. 낮은 보은 봉공 시간으로 정하여 부지런히 활동을 해서 사은에 보답하여 나날이 새 세상을 만들 일. (誠敬信, 일체 보은불공)


3. 밤은 참회 반성 시간으로 정하여 하루 동안 신·구·의 삼업으로 남을 해친 일이 있는가 없는가 반성하여 나날이 새 생활을 개척할 일. (신구의 삼업청정, 원만) 대성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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