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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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4.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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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희망이야기 8

남부민교당 이병수 교도. 그는 어려서 사고를 당해 좌반신을 쓰지 못한다.


‘왼팔은 사용불가, 왼다리는 남들이 불안을 느끼는 정도의 보행불편, 안면 근육마비로 말을 함에 얼굴이 이그러지는 정도’ 그가 홈페이지에 밝힌 자신의 신상정보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보여지는 그일 뿐,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는 이와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남부민교당의 주보 담당, 사이버교당과 금강마을, 원봉공회 홈페이지 관리인…. 몸이 불편한 만큼 그의 활동범위는 더욱 커진다.


그렇지만 몸이 불편한 것도 어쩔 수 없는 그의 한 부분. 컴퓨터로 이루어지는 작업 특성상 양손으로 사용한 자판 작업은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같은 분량을 만들더라도 양 손 사용자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쌍자음이나 이중모음과 같이 두 가지 글자판을 동시에 눌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무거운 대리석 조각으로 한 쪽을 누르고 글자를 입력 한 후 다시 내려놓고 다음 글자를 입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볼트나 너트를 이용하거나 입에 볼펜을 물고 해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데다 틀도 잡혀 한결 수월해졌다.


더딘 작업이 끝나고 나면 그의 주보에는 세세한 교당 소식부터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용어풀이가 들어찬다. 홈페이지에도 음성으로 변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듣는 정전·대종경’을 매번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인 그에게도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갇혀 산 적이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나를 어떻게 볼까, 다른 사람과 나는 왜 다를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찼었다. 그러다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다니기 시작한 교당은 마음의 안정과 밖으로 나아가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지금은 여러 모임에 가입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가장 값진 선물, 이제 남과 자신의 차이를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사는 삶이 가장 값진 삶인가를 비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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