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텅빈 자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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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텅빈 자리 3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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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성균 교무와 함께하는 대산종사 법문

여기 정도리 같이 툭 터져서 대해 망망한데서 깨침이 나온다. 내가 30년 전인가 대종경 법문 초안 작업을 하려고 부산 다대포에 가서 지냈다. 법문이 정리되지 않거나 생각이 금방 나오지 않아 방자연(放自然)해서 내 맡겼다.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생각 하나가 툭 나면, 또 쓰고 돌아다녔다. 다대교당 근처에 사람이 안 다니고 조용한 바위가 있어 거기 드러누워서 시를 하나 읊은 것이 있다.


창해만리허(滄海萬里虛), 창해 만리가 텅 비었단 말이다. 무아무인천(無我無人天), 내가 없고 보니 사람도 하늘도 없더라.암상일화신(岩上一化身), 바위 속에 한 화신이 되어 버렸다. 안중시방현(眼中十方顯), 눈 속에 시방 세계를 궁굴리고 있더라는 글이다. 날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고, 생각한 일도 없다. 부처님은 백억화신이 되었지만 나는 암화신이 되었다.


내가 총부에 와서 살 때 곰곰이 생각하니 부모도 좋지만 대종사님이 좋더라. 또 우리 회상 동지들이 다 좋더라. 삼산, 사산, 주산, 정산종사가 아버지나 할아버지 뻘 되었지만 대종사님을 은부님으로 모셨다. 그래서 그분들을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니 화를 냈다. 세상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좋아하는데 이곳은 그렇지 아니했다.


대종사님은 대종사님 혼자 하늘에서 떨어진 어른이 아니시다. 그 어른도 부모에게 육체를 빌어 나셨기 때문에 생부모가 있고, 은부모가 있고, 법부모가 계신다. 그러므로 그 어른들을 받들어야 되고, 또 그 어른들을 삼세 일체 제불을 받드는 생자녀, 은자녀, 법자녀들과 인연을 걸어서 세세생생 사은에 동화되어서 살게 해 주십사 하고 법신불 사은전에 빌고 빈다. 그래야 나도 그 속에 포함 되면 또 제도를 받기 때문에 빈다.


과거 공부인들이 최고의 진리를 주먹 안에 넣고 게송으로 나투었다. 그렇다고 거기에 끌려서는 안 된다. 관일체법공, 일체 법이 공한 자리를 관하면 그것이 아는 것이다. 양일체법공, 일체 법이 공한 자리를 길러서, 행일체법공, 일체 법이 공한 자리를 행하면 거기에서 무엇이 나오는가?


혜가 족족하고 복이 족족 나온다. 이 훈련 교무들이 다 삼계의 대도사다. 이 마음으로 나가면 다 출가위, 여래위인데 이 사람들이 가다가 다른 길로 가니까 안 되는 것이다. 초심자로 살 때는 물들지 않았기 때문에 다 여래들이다. 그러나 가다가 다른 길로 가면 다른 길로 가는 줄도 모르고 사니 조심해야 된다. 다른 길로 갈 때는 등허리를 딱 때려야 된다. 그래야 세세생생 복족족 혜족족 하는 불보살들이 되는 것이다.


대성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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