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가지 생각
상태바
5만가지 생각
  • 한울안신문
  • 승인 2009.05.0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정도연 교무의 7분명상 4

공부인이 “스승님 저는 사심 잡념이 너무 많아 공부가 잘 되지 않습니다”라고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네 공부는 금을 단련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금을 단련 하는 것이라니요?” “금속에 있는 잡철을 제거하고 정금을 만드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스승님 그럼 잡철을 제거하듯 잡념을 제거하면 됩니까?” “그렇다. 사심 잡념을 제거하고 또 제거하여 청정 심지(心地)를 만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금을 잘 단련한 사람이 금을 잘 활용하듯이 사심과 잡념을 잘 단련하는 사람이라야 마음의 기틀을 따라 잘 선용할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다.


우리 말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온갖 잡생각이 다 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람들은 하루에 5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5만 가지 생각 중 많은 사람들이 4만 9천 가지 이상을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먹으며, 사사건건 따지고 간섭하고, 쓸데없는 곳에 마음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이것이 바로 5만 가지 사심 잡념이고, 마음의 과소비입니다.


이런 마음의 과소비로는 자신을 바라보고, 남을 배려하는 정신적 여유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머물지 말라 하셨고, 정(正)이 아닌 것이 올라오면 즉시즉시 제거하는 수양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신 것입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쓰레기는 치울 줄 알지만, 마음속에 쌓여 있는 티끌을 청소하는 방법은 잘 모릅니다. 눈에 보이는 불은 끌 수 있지만 가슴속에 붙은 불은 어떻게 꺼야 할지 잘 모릅니다. 한강수를 다 갖다 부어도 그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끊임없는 자기 수양과 명상이 필요한 것입니다.


“독사에게 물렸을 때 그 독사를 쫓아갈 것인가, 아니면 내 몸에 퍼지는 독을 먼저 제거할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대답은 분명합니다. 먼저 내 몸 속의 독을 제거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저 자신을 돌이켜 보면 솔직히 ‘독사를 쫓아가는 어리석음’을 많이 범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빼앗아 가는 도적. 그 도적을 쫓아내는 과정이 바로 선(禪)과 수양의 과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성을 다하여 오래오래 수양에 정진한다면 5만 가지 그릇된 생각이 4만 가지, 3만 가지, 2만 가지, 1만 가지로 줄어들면서 마침내 무심(無心)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겠지요. 맑고, 고요하고, 바르고 둥근 마음을 찾아가는 길 그것이 5만 가지 생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원광대학교 대학교당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