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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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 하세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3.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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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도연 교무의 7분 명상 46

한 교무님이 제게 물었습니다. “도연 교무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몇 살로 돌아가고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꼭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지금이 좋아요. 만족합니다”라고.


현재, 과거, 미래 중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은 ‘현재’밖에 없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렸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왕년에 내가 말이야…”, “한때는 나도 날렸는데”,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 텐데….”


살다보면 이렇게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자랑하거나 후회하는 것에 익숙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를 통해 배우려는 마음은 좋지만 불만족스러운 현재에서 도피하고, 과거에 매달리는 경향도 없지 않습니다. 때때로 생각이 과거나 혹은 미래에 너무 가 있으면 정작 ‘지금’ 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리게 되더라구요.


어느 동자승이 노승에게 물었답니다. “스님 도(道)란 무엇입니까?” 동자승의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던 스님이 말했습니다. “너는 지금 마당을 쓸고 있구나. 그것이 바로 도란다. 또한 너는 지금 나에게 도에 대해서 묻고 있는데 그것도 또한 도란다.” 동자승이 의아하다는듯 다시 말했습니다. “스님 마당을 쓰는 것이 도이고, 도에 대해서 스님께 묻고 있는 것이 도라면 왜 사람들은 그 쉬운 것을 하지 않는 것일까요?” 노스님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마당을 쓰는 것과 도를 묻는 것은 ‘지금’에 열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를 얻지 못하는 것이란다.”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행복을 얻을 수 없다고 하네요. 행복은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무엇인가를 집중해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 행복이라는 말일 겁니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 ‘현재’라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라는 순간 이외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공간은 없습니다.


불행했던 과거가 나를 침울하게 만들고 불안한 미래가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이유는 과거와 미래가 실제로 그랬기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현재를 충실하게 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밥을 먹을 때, 일을 할 때, 선(禪)을 할 때, 사람을 만날 때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를 의미있게, 다가올 미래를 희망차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구요. 원광대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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