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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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 한울안신문
  • 승인 2010.05.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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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도연 교무의 7분 명상 55

여러분은 자신의 행복지수를 생각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드리면 ‘글쎄 내가 언제 행복하지?’ ‘행복이 뭐지?’ ‘행복을 수치로 계산할 수 있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실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내면에는 다른 사람의 불행이나 고통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측정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친구의 남편이 실직을 하면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나의 위치는 가만히 고정시켜놓고, 상대방을 추락시킴으로써 상대적인 상승감을 맛보고 싶어하는 심리일까요? 상대방이 겪는 불행 속에 내가 속해 있지 않음을 천만다행으로 여기며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 상대방이 평소에 자기 혹은 남편이나 아내, 가족의 부(富)나 사회적인 지위를 강하게 자랑하고 다닌 경우 일종의 정의감과 복수의 쾌감까지도 느낍니다. 반면에 상대방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나의 지위는 하락함을 느낍니다.


그와 함께 대학을 다니고 같이 졸업했지만 자기보다 공부도 못하던 친구가 대기업에 취업을 하거나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과 결혼이라도 하면 자신의 보잘 것 없는 모습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겁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죠.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누구나 조금씩 이런 감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의 행복에 배 아파하고 남의 불행에 안도하며 기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에 행복의 기준이나 가치관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의 기준이 없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외부에서 차용하는 것입니다. 내 기준이 없으니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나와 비교해 행복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지요.


물질만능의 시대는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깁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기준을 만드는 것을 방해합니다. 나는 언제 행복한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부족하고, 막상 이런 생각을 하려고 할 때 돈이나 사회적 직위 같은 것들이 좋다고 인식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질투와 잘못된 가치 기준들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내가 사는 이유와 그 기준이 명확할 때 다른 사람의 불행을 안타까워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같이 기뻐할 수 있습니다. 또 나의 기쁨과 슬픔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같이 나눌 진정한 친구를 얻게 됩니다.


원광대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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