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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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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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에서 많이 독송되어지는 주문 가운데 주로 열반인의 천도를 위해 독송하는 주문으로 성주(聖呪)가 있습니다. ‘영천영지영보장생 만세멸도상독로(永天永地永保長生 萬世滅度常獨露) 거래각도무궁화 보보일체대성경(去來覺道無窮花 步步一切大聖經)’으로 29자로 이뤄진 짧막한 주문입니다. 원래 주문은 제불제성의 밀어(密語)이기 때문에 그 뜻을 번역하지 않고 무조건 독송해서 그 지극한 힘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정산종사께서도 “성주나 영주는 뜻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일심으로 독송하여 심력과 위력을 얻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공부인들에게 있어서는 한번쯤 그 뜻을 새겨보며 음미를 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 아닐까 싶습니다. 손정윤 교무가 쓴 원불교 용어사전을 빌리면 성주는 ‘불생불멸한 천지와 더불어 영겁토록 생명을 보전하고, 무시무종한 만 세상에 열반의 경지에 들어 항상 홀로 드러나며, 세세생생 거래 간에 큰 도를 바르게 깨쳐 무궁무진한 꽃을 피우고, 한걸음 한걸음이 모두 큰 성현의 경전이 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주문은 원래 해석을 하지 않는다 했으니 여기에 그 뜻이 다 담겨 있다고 할 수 없으나 성주가 가진 뜻의 대강을 이해하는 데는 별반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성주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사실 성주는 소태산 대종사가 제자인 이공주와 성성원에게 내린 글귀를 합해서 만든 주문이랍니다. 소태산 대종사가 원기 10(1925)년 서울교당에 오셨다가 제자들에게 초학자는 좌선보다 염불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하시니 그 자리에 있던 이공주와 성성원이 어찌 젊은 사람이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고 있겠느냐며 내켜하지 않자 이공주에게는 ‘거래각도무궁화 보보일체대성경’이라는 글귀를, 성성원에게는 ‘영천영지영보장생 만세멸도상독로’라는 글귀를 내리시며 염불 대신 독송하도록 한 것이 시작입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뒤 소태산 대종사의 꿈에 대중들이 중앙총부 대각전에서 모여 천도재를 지내면서 이 주문을 외우는데 대각전 지붕 위로 서기가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고 합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그 후 이 주문을 성주라 이름하고 영혼 천도를 위한 주문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성주가 어디 열반인의 천도를 위해서 독송하는 주문으로만 국한이 되겠습니까? 앞에서 그 뜻을 새겨보았듯 성주는 열반인의 천도 뿐만 아니라 자신천도를 위한 해탈공부의 표준이기도 하니 깊어가는 가을, 성주를 통해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도록 까지 정진적공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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