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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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대재
  • 한울안신문
  • 승인 2011.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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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문우답

어느새 11월도 끝자락을 향해 서서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한껏 가벼워진 달력을 보니 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명절대재입니다. 명절대재는 육일대재와 함께 소태산 대종사를 비롯한 선령열위 전에 향례를 올리는 날이죠. 그런데 매년 의례적인 향례를 하다보니 육일대재와 명절대재의 의미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육일대재와 명절대재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명절대재는 소태산 대종사께서 예법혁신의 일환으로 원기 11(1926)년 4기념 예법을 제정 발표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4기념 예법이란 모든 교도들의 생일을 한날 한시 지내자는 공동생일기념과 모든 조상들의 제사를 한날 한시 지내자는 공동선조기념, 그리고 모든 명절들을 모아 한번에 기념하자는 명절기념, 그리고 새맘 새몸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환세기념을 말합니다.


소태산 대종사가 허례허식과 미신타파를 위해 당시 제정 발표한 예법혁신안은 지금으로서도 파격적이니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때 제정되었던 4기념 예법은 시대 변화와 함께 공동생일기념은 대각개교절로, 공동선조기념은 육일대재로, 명절기념은 명절대재로, 환세기념은 신정절로 각각 변화과정을 거치면서 원불교의 특징적인 예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명절기념이란 말이 선뜻 다가서지 않는 것은 왜 일까요? 아마 그것은 절기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우리의 세시 풍속이 대부분 무너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예법혁신을 주창하며 4기념 예법의 하나로 명절기념을 제시할 때만 해도 정월대보름, 삼월삼짇, 사월초파일, 오월단오, 유월유두, 칠월칠석, 팔월한가위, 구월중양절 등 명절기념 행사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하지만 요즘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추석과 설날 정도만을 전통적 명절로 생각할 정도여서 명절기념이란 말이 오히려 무색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대부분 원불교 교도들이 추석과 설날을 전통적 명절로 기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명절대재를 지낸다고 하는 것은 소태산 대종사가 4기념 예법을 발표한 취지와는 좀 어긋나는 것은 아닐까요. 결국 우리는 1년에 두 번 추수감사제를 지내는 셈이 되니까요. 이제라도 전통명절과 명절대재와의 관계설정이 새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신정절을 지내면서 설날을 기념하고, 명절대재를 지내면서 추석을 기념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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