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업은 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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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업은 난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2.10.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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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문우답

지난 주 ‘천업’을 돌파한다는 말씀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정산종사께서 해주신 정업(定業)은 면치 못한다는 말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하고 넘어간 일이 있습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이미 정해진 업은 그 죄복을 주는 권능이 상대방에게 있기 때문에 한번 결정된 이상 도리없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업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원불교사전에 따르면 정업은 자기가 지어놓은 인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과보를 불러오게 될 업이라 적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업이란 한자 풀이 그대로 이미 과거에 결정되어진 업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싶습니다. 정업은 난면(定業難免)이라, 자기가 지은 업은 부처님도 절대 피해갈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인과보응의 법칙에 의해 전생에 지은 업은 그것이 선업이든 악업이든 누구나 다 똑같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대산 종사께서는 정업(定業)을 녹이기 위해서는 저편에서 오는 극단의 과보를 받을 때 참고 또 참고 열번만 참아 너그럽게 용서하여 무심(無心)해 버리면 그 업력이 저절로 녹아 버린다고 하셨습니다. 정업은 면할 수는 없지만 점진적으로 면해가는 길은 있다고 하신 소태산 대종사님의 말씀을 대종경 인과품 9장 법문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① 공부하는 사람이 능히 육도 사생의 변화되는 이치를 알아서 악한 업은 짓지 아니하고 날로 선업을 지은즉 악도는 스스로 멀어지고 선도는 점점 가까워 진다. ② 혹 악한 인연이 있어서 나에게 옛 빚을 갚는다 하여도 내가 도심으로 상대하여 다시 보복할 생각을 아니하므로 그 업이 자연 쉬게 된다. ③ 악과를 받을 때 마음 가운데 항상 죄업이 돈공한 자성을 반조하면서 옛 빚을 청산하는 생각으로 모든 업연을 풀어 간다면 천만 죄고가 화로에 눈 녹듯한다. ④ 수도를 잘하면 육도세계에 항상 향상의 길을 밟게 되나니, 어떠한 악연을 만나더라도 나는 높고 그는 낮으므로 그 받는 것이 적다. ⑤ 덕을 공중에 쌓은 즉 어느 곳에 당하든지 항상 공중의 옹호를 받는 지라, 그 악연이 감히 틈을 타서 무난히 침범하지 못한다.


어떻게 좀 이해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업은 난면이지 불면(不免)이라 하지는 않았습니다. 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 면할 수가 없다는 말과는 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리 큰 업이 다가온다 하더라도 감수불보하겠다는 마음자세만 준비되어 있다면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정업은 난면이나 불면은 아니다는 말씀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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