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보응의 신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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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보응의 신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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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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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튼교무의 정전산책 (66)/ 방길튼 교무(나주교당)


「교리도」는 일원상(?)을 중심으로 ‘인과보응의 신앙문’과‘진공묘유의 수행문’으로 대별됩니다. 즉 이 두 문을 열면 일원상의 진리가 두 방면으로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그 한 방향이 인과보응으로, 이 ‘인과보응’을 이해하기위해서는 사은-사요-보은즉불공-처처불상 사사불공으로 이어지는‘인과보응의 신앙문’의 전체 라인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인과보응과 인연과의 원리
인과라는 말에는 연(緣)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연(緣)이 생략된 인과에는 씨앗은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씨앗이 썩거나 계절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잘 성장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씨앗(因) 속에 결과(果)가 결정되어 있지는 않는 것입니다. 인과는 결과론적 설명으로 결과를 통해서 원인을 유추하는 사후적 표현인 것입니다.



실제로는 씨앗은 환경이라는 상황의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씨앗이 좋다하여도 가물어지면 좋은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고, 씨앗이 그리 좋지 못해도 좋은 계절을 만나면 일정 정도의 수확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 반대로 아무리 계절이 좋아도 씨앗 자체가 좋지 않으면 결과가 그리 좋을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과정은 인(因)과 연(緣)의 부딪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의도의 인(因)과 상황과 조건의 연(緣)에 따라 성과(果)가 달라집니다.



대종사님은 하루는 최내선(崔內善)이 대중공양(大衆供養)을 올리는지라 대중과 함께 공양을 마치신 후 복 짓고 복 받는 내역에 대해 법문해 주십니다. “사람이 같은 분량의 복을 짓고도 그 과를 받는 데에는 각각 차등이 없지 아니하나니, 그것이 물질의 분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심천에도 있는 것이며, 또는 상대처의 능력 여하에도 있나니라. 영광에서 농부 한 사람이 어느 해 여름 장마에 관리 세 사람의 월천(越川)을 하여 준 일이 있어서 그로인하여 그들과 서로 알고 지내게 되었
는데, 그 농부는 한 날 한 시에 똑같은 수고를 들여 세 사람을 건네주었건마는 후일에 세 사람이 그 농부의 공을 갚는 데에는 각각 자기의 권리와 능력의 정도에 따라 상당한 차등이 있었다 하나니, 이것이 비록 현실에 나타난 일부의 말에 불과하나, 그 이치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하여 복 짓고 복 받는 내역이 대개 그러하나니라.”(인과품 29장)


즉 복을 짓는 물질과 마음의 정도가 원인이라면 상대처의 능력 여하는 연(緣)이 된다는 것으로, 세 명의 관리가 농부의 월천에 대한 공을 갚는 데에 각자의 권리와 능력의 정도에 따라 차등의 결과(果)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살펴보면‘인과’는 ‘인연과’의 축약으로, ‘인과보응’의 신앙은‘인연과의 원리’를 신앙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만일 X가 Y에게 은혜를 베풀었을 경우, 원인은 반드시 결과를 낳게 된다는결과론적 인과로 보면 Y는 X의 채무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Y는 반드시 X에게 은혜를 갚아야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Y입장에서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호의를 허락도 없이 베푸냐고 따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X의 호의가 Y의 의사와 관계없이 빚쟁이로 만드는 꼴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인과보응이라는 말에 연(緣)을 생략한 결과론적 인과로 해석하면 이러한 난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과는‘인연과의 원리’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교리도」의 인과보응의 신앙문에 사은과 처처불상이 들어가 있는 것은 연(緣)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사사불공의 의도가 처처불상(사은)의 연(緣)을 만나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과보응의 신앙문은 사은의 연(緣)에 감사하고 혹여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사은의 연(緣)에 대한 불공이 미숙했음을 돌이켜 보아 지은(知恩)이 되는 보은(報恩)을 하라는 것이며 연(緣)의 당처에게 해를 입혔으면 또는 불공을 잘 못했으면 참회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조건의 연(緣)에 대해 어떠한 마음의 인(因)을 갖느냐에 따라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인과품 9장) 연(緣)에 대해 어떠한 마음(因)으로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연(緣)에 포인트를 둔 인(因)의 경영법인 것입니다.



「교리도」의 인과보응의 신앙문은 ‘인연과의 원리’신앙으로, 사은(처처불상)의 연(緣)에 대한 보은불공(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인과보응의 원리 신앙’인 것입니다. 사은은 죄복의 권능불입니다.(교의품 9장)


내가 손을 내 밀었었을 때 잡아주고 안 잡아주고의 선택은 상대에게 있는 것입니다. 잡아주면 감사해 하고 안 잡아주면 다시 청해야 되는 것이 인연의 원리입니다. 인(因)은 과(果)를 낳는다는 일방적 해석은 내가 손을 내밀었으니 당신은 잡아야만 된다는 식의 해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개교의 동기」의‘진리적 종교의 신앙’의 구체적 방법이 바로 「교리도」의 인과보응의 신앙문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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