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일 절 수행의 경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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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일 절 수행의 경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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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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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성전 교도(강남교당)


원기92년(2007) 6월 1일에 처음 시작한 절수행 천 일과 그것을 마친 후 강남교당의 절수행 전도사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다시 시작한 두 번째 천 일을 거쳐 2013년 3월 1일‘나를 비우는 108배 절 수행 세 번째 천 일’을 발원하면서 기도문에“이 일은 하겠다는 의지만 가지고는 계속할 수 없으므로 끝까지 마칠 수 있는 건강을 주시옵고 일체의 마장을 다 제거해주시며…”라고 적었다.


원기100년 1월 29일, 2천7백 일째를 잘 지나고 나서 2백여 일 전 4월께부터 갑자기 눈 속에 검은 실 같은 것이 왔다 갔다 하고 몸 이곳 저곳이 아프기 시작하여 잠을 잘 때 뒤척이기가 힘들고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깨면 한손으로 엉치를 잡아 올려야만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고 다리가 저려 허리를 굽혀 양말을 신기가 힘든 지경이 되어 병원에 찾아갔더니, 나이 73세인 몸의 노화로 인한 요추의 협착증상이며 신경 눌림이란다.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으니 처음 단계에서는 진통제 약물로 다스리고, 그 다음에는 시술로, 정 못 참을 상태가 되면 수술하는 길 밖에는 방법이 없으니 평소 물리치료와 운동요법 삼아서 스트레칭과 걷기를 해보라고 권해준다.


다행히 무릎은 아프지 않으니 절을 할 때 하루에 세 번 혹은 네 번으로 나누는 등 절을 하는 방법도 바꾸어 보면서 아프지 않도록 달래가며 절을 계속하니 한 배씩 절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절하는 자세와 마음을 일심으로 잡지 않고 조금만 느슨해지면 금방 몸이 아파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여러 가지 수행 방법 중 왜 나는 하필 힘이 많이 드는 절 수행을 선택했을까? ‘전생에 지은 업이 두터워서?’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몸이 아프기 전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매일 아침 108배를 하면서 느껴지는 충만하고 풍요로운 순간에 감사하며 좋아했던 내가 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교만에 빠졌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기도 하였다.


3천 일을 얼마 안 남기고 협착이라는 마장을 주신 이유가 과연 무얼까? 성현들께서 몸에 병이 생기면 오히려 약으로 알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라셨다고 했는데 실제로 아프면서 느끼는 것이 스스로를 낮추어 자신에게 있는 나쁜 성품을 다스리자,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스스로를 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삼자’하는 다짐이 생겼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경계는 주위 사람들로부터“왜 몸이 아픈데 악착같이 절을 계속하려고 하는가? 의사도 말리고 주위에서도 좀 쉬었다가 나으면 하라고 하는데 굳이 죽기 살기로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받는 일이다.


남편은 그동안 내가 절하는 것을 여러 해 동안 옆에서 지켜보다 세 번째 천일기도를 시작하고 얼마 후부터 함께 동참했다. 2년여 만에 무릎에 통증이 오자 의사가 하지 말란다고 얼른 절하기를 그만 두었던 남편 역시 나에게 너무 집착하지 말라며“중단 없이 계속해서 끝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런 질문들을 여러 번 받으면서 몇 날 동안을 거듭해서 고민해 보다가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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