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하게 여러분을 이곳으로 초대합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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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하게 여러분을 이곳으로 초대합니다(1)
  • 관리자
  • 승인 2016.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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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주신 교도 / 영등포교당


숙소도 정하지 않고 가방하나 달랑 맨 채 총부에서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타종식에 참석하여 원기100년을 맞이했었습니다. 나에게 올해는 어떤 의미가 될지….


어차피 지키지 못할 계획을 세우자니 그냥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하였던 것 같습니다. 30여 년을 한 교당에서 교무님과 교도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으나 늘 작은 교당의 막내로 어릴 적부터 어린이/학생/청년법회를 볼 수 없었던 환경에 또래들과 소통하며 종교생활을 하고 싶었던 깊은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 원불교 서울교구의 공지사항에‘10명 이하의 적은 수의 청년회나 청년법회가 없는 교당을 대상으로 청년들을 신심 있게 만들어 교당의 주인으로 내 보내겠다’는 멋진 슬로건의 법회공고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영등포교당에도 귀여운 아기부처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여 어린이교화에 집중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요일을 보내지만 정작제 자신은 법회를 오롯이 볼 수 없었는데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한 번씩 법회를 열어주신다고 하시니 청년법회와 교당생활을 병행할 수 있게 되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습니다.


매 달 새로운 교무님들이 오셔서 인생의 청년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귀감이 될 설법을 해주시고 다시 한 번 삶을 진정으로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셨습니다.


법회 후 저는 소속된 신심단에서 단원들과 처음 만나 단모임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첫사랑에 실패만 안 했어도 이만한 아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 나이차이 많은 동생들 틈에서 미혼이라는 핑계로 꿋꿋하게 왕언니로 버티며 원불교라는 종교의 공감대 속에 새로운 울타리를 만들고 즐거운 인연의 끈으로 소통하였습니다.


단회에서는 그때그때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하였고, 단체 카톡방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그날그날 마음에 드는 법문을 올려주어 매일 법문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단원들에게 아주 쉬우면서 마음에 확 와닿는 법문을 전해주려 연마하게 되고 교전 말고도 다른 여러 교서들을 찾아보며 자동적으로 법문을 관심 있게 읽을 수 있는 신기한 변화가 먼저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혼자서는 제대로 하지 못했던 계문을 종이에 표로 만들어 주시니 저녁 열시가 되면 단원들을 챙겨 작성하고 입교 후 처음으로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체크하며 한눈에 나의 부족한 점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 유무념을 매일 다른 기도문을 받아 노트에 적으며 기도하는 것으로 잡고, 단원들과 공동 유무념으로는 출근시간 5분전에 도착하기, 떨어져 있는 쓰레기 줍기를 함께 하였는데 여름휴가에서도 정기훈련에서도 잊지 않고 챙겨서 3개월간 열심히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부족한 것이나 궁금한 사항은 단에 배치된 담당교무님께 지도 문답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하기까지 마음먹는 게 어렵지, 한번 하고나면 수월하게 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으로 중생에서 부처되는 길목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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