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슬프게 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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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현실
  • 관리자
  • 승인 2016.0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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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담현(성호)교도 / 마포교당


수도권에서 카카오택시가 콜택시시장을 점령했다. 카카오택시는 콜택시시장을 점령한 기세로 대리운전시장도 넘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리운전업체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침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카카오는 대리운전기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여론을 형성하여 곧 예정대로 대리운전업계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대리운전 이용시 카카오택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좀 더 편리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대리운전기사들은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카카오택시의 등장으로 콜택시 전화상담원들이 자리를 잃었듯이, 대리운전 전화상담원들도 자리를 잃게 될 확률이 높다. 보다 시각을 넓혀 운전업계 전체를 보자면 머지않은 미래에 자동주행 자동차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택시기사, 버스기사, 화물차기사 등 상당수의 운전기사들이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관리자의 자리 및 프로그램 전문자의 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자리 수만 놓고 보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자리 숫자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도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장 목좋은 곳에 위치한 건물 1층에 입주하였지만 최근에는 1층에는 현금출납기를 놓을 수 있는 공간만 임대하고 2층에 영업점을 입주시키고 있다. 인터넷뱅킹의 활성화로 실제 창구에 대한 접근성이 은행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은행에서 창구직원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관련 직원들은 명퇴를 권유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경영자의 입장에서 볼때 혁신에 해당한다. 수익률은 크게 향상되면서 동시에 소비자들이 받는 피해는 없거나 오히려 소비자들의 효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져보면 수익률의 향상은 결국 근로자 고용 감소에 따른 비용절감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러한 경영 혁신이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여러 통계들을 보면 앞으로 경제가 발전해도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소득원을 상실한 위기에 처한 근로자들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가 있을까. 그리고 그 가족들은 어떨까. 조선시대에는 땅을 가지지 못한 다수의 농민들은 굶어죽지 않기 위해 극도로 낮은 임금과 소작료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여 간신히 살아갔다. 오늘날 지식정보사업에 대한 접근성과 기술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좁아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우 낮은 수입과 불안한 고용상태에 의존하여야 할 상황에 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직접적 생계보조금은 지금까지는 단순노동조차 힘든 노년층이나 장애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다가 아예 소득이 없는 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무조건 지급하자는‘기본소득제’에 관한 논의가 최근에 주목받고 있다. 일하지 않는 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돈을 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 등 아직까지 이의 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고용 및 소득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이러한 현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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