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간다, 개벽이가 간다15] “나는 이 일을 할 팔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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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간다, 개벽이가 간다15] “나는 이 일을 할 팔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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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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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신문·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공동 기획┃「간다 간다, 개벽이가 간다」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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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일을 할 팔자” (2)

박대성 편집장(이하 박) :

교수님이 생각하고 있는 기념대회의 그림을 독자들을 위해 공개해주신다면?

김동원 교수(이하 김) :

기념대회는 다른 사람을 의식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원불교의 입장에서 우리 스스로 은혜가 되고 환희가 되는 자리로 만들려고 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면 복잡해 질 수 있으니까 시처럼 함축적으로 흘러가도록 영상을 중요한 매개로 삼아 중앙 불단 위에 36m짜리 대형 스크린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또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작곡가 원일 감독(전 국립 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평창 동계 올림픽 개·폐막식 음악을 작곡한 분이기도 합니다. 본인이 성지순례를 자청해 원불교 정서를 담은 음악을 쓰고 있습니다.

마땅히 드러내고 기념할 것은 정성을 다해 감명 깊게 드러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교
당에서 하고 있는 경종 10타와 영주, 일원상 서원문, 반야심경을 새로운 경험으로 접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종 10타가 시방(十方) 온 우주에 빠짐없이 울려 퍼지는 의미를 담고 있듯이 영산과 익산 그리고 아프리카, 모스크바 등지에 경종을 놓고 치는 모습을 모아 놓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을 지나가는 백인 소녀가 “댕~!” 하고 경종을 치는 모습이 영상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법회 때 울리는 첫 번째 경종 소리에 부산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두 번째 소리에 뭉클함과 간절함이
올라오고, 세 번째 소리에 기도가 저절로 됩니다.
누구나 소리가 울리면 알아차리든 못 알아차리든 거기에 반응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이것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늘 듣던 경종 소리지만 거기에 새로운 의미와 경험을 담아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이번 행사를 통해서 원불교 문화의 물꼬를 새로운 방향으로 트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

저는 형식은 나중에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 의미와 성품을 살리고 싶습니다.
독경으로 비유를 한다면 저마다의 자력독경을 살려내는 것에서 아름다운 화음의 오케스트라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제가 만든 용어인 '일심다류(一心多流)'가 독경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하나의 좋은 운곡의 독경만을 표준으로 지정한다면 나머지는 안 좋은 독경으로 되고 마는 것입니다. 잘난 것을 내세워서 나머지 것을 못나게 만들어 버리면 안 됩니다. 그것은 거칠게 표현하면 폭력이라고 봅니다.

좋은 것을 정해서 타인들이 따라 오게 하는 것이 일견 좋은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중생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이것은 원불교의 교리와는 맞지 않습니다. 독경을 하는 종교가 많이 있지만 '일심다류'가 원불교의 독경 문화로 정착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독경의 본질이 화엄사나 송광사에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살아 있게 되는 겁니다.

이번 천도재와 기념대회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얻어지는 결과물이 원불교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한 것 중에 하나가 경종을 칠 때 오케스트라가 함께 일심다류의 즉흥 반주입니다.

아마도 오케스트라가 즉흥 반주를 한다는 말은 못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5만 명 대중이 함께하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나는 '이 일을 하려고 왔다'는 말씀이 가슴에 남습니다.


:

이런 인연 자체가 너무나 감사합니다. 지난 십여 년간 법회 때마다 독경하면서 연마한 내용을 무대에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졌습니다.

함께 행사를 기획했던 분들이 “정말로 우리가 이걸 해요?”라고 반문 하시면서도 제 기획안을 다 받아주셨습니다. 특히 수산님(정상덕 원불교백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의 응원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교도님들께서 총감독인 저에게 많은 기도와 성원을 보내주고 계시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초재부터 계속 정성을 모아주고 계시는 특별천도재를 비롯해 교도님들의 열망을 잘 담아내는 기념대회가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 김동원(법명 수오) 교수는 1984
년부터 한국전통음악의 명인들로부터
마을 풍물굿과 사물놀이, 무속음악,
판소리 고법 등 다양한 전통음악을 학
습했다. 수많은 해외 교류 사업을 통
해 한국 음악과 문화의 깊은 아름다움
을 널리 전하여 왔으며, 현재 원광디
지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 전통타악에 관한 여
러 권의 교재와 어린이 그림책「사물
놀이 이야기 (2001)」를 썼으며, 다큐
멘터리 영화「Intangible Asset
Number 82 “( 땡큐, 마스터 킴”,
2009)」에도 출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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