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참회의 소중함
상태바
[한울안칼럼] 참회의 소중함
  • 관리자
  • 승인 2016.08.05 0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관응 교무 ㅣ 경남교구 신현교당

육관응 교무님.jpg

며칠째, 콜록 콜록 기침 감기가 있었다. 목과 가슴이 아팠다. 아침기도 시간에 국제치유명상센터 2차 부지 마련을 위한 365일 기원문을 읽고 나서 독경을 할 때 나도 모르게 기침이 나와 당황했다.

기도 명단을 올린 기원인들에게 미안했다. 현재 몇 십명이 되지 않아서 그렇지, 많았으면 중간중간 쉬면서 해야 할 정도였다. 기침을 호전 시키기 위해 방에서 쉬기도 해보고, 흑마늘을 먹어 보기도 하고, 서울에서 보내온 생강즙을 물에 타서 여러 차례 마셔 보았다.


보통 컵에 생강즙을 타서 마시고는 바로 씻는데 하루는 머그컵을 하루 정도 둔 적이 있다. 발견한 뒤 씻으려고 하니 잘 씻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한 생각을 해 보았다. 나의 그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그름이 작았을 때 참회를 통해 바로바로 고치면 새 생활을 개척하게 되고 선도에 들어오게 되는데 차일 피일 미루다 보면 그것이 업으로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는 길이 참회 반성이다.


대산종사께서는 법문집 2집에서 '세상에 제일 두렵고 근심될 때에는 악(惡)을 범하고도 참회할 줄 모름이요, 제일 기쁘고 경쾌한 때는 그름을 고치고 선(善)을 행할 때'라고 했다. 컵을 한참 물에 담가 놓고 나니 잘 씻어 졌다. 참회란 바로 이것이다. 이처럼 진리는 오감을 통해 참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알면 한단계 진급하는 길을 알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참회문을 사경하다 보면 참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무궁한 묘리와 무궁한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참회문 내용 중 '세상에 전과(前過)를 뉘우치는 사람은 많으나 후과를 범하지 않는 사람은 적으며, 일시적 참회심으로써 한 두 가지의 복을 짓는 사람은 있으나 심중의 탐·진·치는그대로 두나니 어찌 죄업이 청정하기를 바라리요'는 구절에서 눈물이 여러 번 쏟아진 적이 있다.

이처럼 참회는 내면의 안식을 가져다 준다. 참회문을 쓰다보면 이것을 더 느끼게 된다. 어느날은 참회문을 사경하고 나서 쉬고 있는데 손님이 찾아 왔다.


봄 꽃이 주변에 피어 있어도 제대로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다행스럽게 손님 덕분에 호사를 누릴수 있었다. 거제 남부면에 접어드니 저수지와 어울린 산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산마다 초록의 향연이 펼쳐졌다.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마음이 홀가분해 졌다.

이런 기쁨은 오감이 감동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쁨의 그 순간은 모두 세 번뇌(細煩惱)가 가라앉는 것이다. 제8식인 아뢰아식에서 보푸라기처럼 일어나는 번뇌가 잠시 드는 것이다.

이 세 번뇌는 참회반성 할 때 가라앉음을 수시로 느낀다. 참회, 반성을 통해 천지신명이 감응을 하게 되면 내면에 평화의 꽃을 피우게 한다. 이 알아차림이 지속될 때 번뇌가 나를 살리는 기쁨임을 알게 된다.

대산종사께서는 법어 적공편 7장에서 '내 한 마음 참회 반성할 때 천지신명이 감응하여 삼세 업장이 청정해진다'고 법문했다.

참회문을 사경하고 실천하는 길은 나를 되돌아 보게 하고 나에게 용기와 힘을 준다. 참으로 행복한 때는 진실로 참회할 기회를 갖게 될 때가 아니겠는가. 이것은 느끼는 사람만이 느끼는 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참회는 오늘만 하고 내일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도 내일도 참회다. 참회를 해야 나의 업을 알게 되고 선업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