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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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16.08.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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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일기 ‘일곱개의 별’- 37 ㅣ 대위 강동현 교무(칠성부대 군종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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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읽은 책 중에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삼총사'가 있다. 주인공인 달타냥과 삼총사인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주인공과 삼총사의 우정과 의리를 좋아했다. 그래서 단짝으로 지내던 친구 2명에게 “우리는 이제부터 삼총사야!”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삼총사! 나의 로망 삼총사! 그 때를 떠올리며 외쳐본다. “ 삼총사의 우정을 지켜 보우의~리!”
그런데 시간이 흘러 알게 된 사실이있다. 군대는 모든 장병들이 삼총사가 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 구조의 핵심은 바로 전우조다. 군대는 모든 일에 병력관리 차원에서 최소 3명 이상이 함께 전우조 활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어릴 때 단짝 친구 2명에게 했던 말은 “우리는 이제부터 전우조야!”와 동의어란 사실을…. 그리고 군대식으로 보면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도 전우조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도 전우조? 오 마이 갓! 전우조와 삼총사는 왠지 슬픈 조합 같다.
그런데 진짜 삼총사가 칠성교당에 나타났다. 일명 최아토스, 방아라미스, 박포르토스라고 불리는 3명의 용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공병대대 소속의 선·후임들로서 원불교 군종병 활동을 하고 있다. 항상 셋이서 전우조가 되어 군종병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삼총사라고 부른다. 그러나 삼총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원불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요즘 군대는 주말에 장병들의 휴식여건 보장이 잘 되어 있다. 그래서 그럴까? 주말에 종교행사를 참석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칠성교당은 주말에 총 3번의 예회가 거행된다. 삼총사는 모든 예회에 참석하는 신심이 있다. 워낙 그 열정이 대단하여 부대장의 배려로 참석하고 있다. 참석뿐만 아니라 교당의 주인이 되어 봉공활동도 하고 있다. 삼총사의 첫 인사는 항상 “단결! 교무님, 오늘을 무엇을 하면 됩니까?”로 시작된다. 간식 준비, 예회 사회, 독경반, 예회 후 교당 청소 등 삼총사의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다. 그림자처럼 교무를 따라 다니며 보좌를 해주고 있다. 더 대견한 것은 항상 예회 후, 설교에 대해 피드백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 피드백으로 인하여 공부심을 안 챙길 수가 없다.
어느 날 삼총사에게 물었다. “주말에 쉬고 싶을 텐데 모든 예회를 참석하고 봉공활동을 하는 이유가 뭐니?” 삼총사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교무님! 원불교는 저희들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기를, “주말에부대에 있어도 의미 없게 보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원불교에 와서 마음공부를 하면서 일주일에 있었던 스트레스도 풀고, 봉공활동을 통해 의미도 찾게 됩니다. 전역할 때까지 꾸준히 마음공부와 봉공활동을 계속 할 예정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삼총사에게 감사한 마음이 났다. 교화자로서 서원을 반조하게 해준 삼총사에게 말했다. “삼총사! 고맙고 또 고맙다.” 그 말을 들을 삼총사 중 한 명이 말했다. “교무님은 저희들의 달타냥이잖아요.” 그 말에 참 행복했다. 그래서 삼총사와 함께 외쳤다. “우리의 우정을 지켜 보우의~리!”
그 날 저녁, 삼총사를 생각하며 법신불 전에 두 손을 모았다. “법신불 사은님! 삼총사의 서원이 날로 달로 커지고, 법신불과 우정과 의리를 나누는 삼총사들이 되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외쳤다. “법신불의 우정을 지켜 보우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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