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는 내가 지킨다!, 남진의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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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는 내가 지킨다!, 남진의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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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30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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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③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PD '함께하는 저녁 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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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빠, 점점 더 멋있어집니다. 나이가 들면 세월이 주는 칙칙함이 끼기 마련인데, 이 오빠, 여전히 훤합니다.
심지어 노래도 점점 더 잘 부르고 있습니다. 남진 이야깁니다. 아, 언제적 남진이란 말입니까!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도 남진은 최고 인기가수였습니다. 수많은 스타들이 뜨고 졌건만 여전히 남진은 '현역'입니다. 아직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고 아직도 무대에서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초(超)대형 원로가수' 남진. 지금은 저도 팬이 되었지만, 정작 젊은 시절의 남진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잘 생긴 남자, 너무 밝은 남자는 깊이가 없다는 치졸한 편견이 있었거든요. 엘비스 프레슬리 흉내나 내는 것 같고, 부잣집 철없는 도련님 같이 느껴졌던 남진을 좋아하게 된 건 방송국에 들어와서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섭외가 잘 되는 톱스타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방송에서 만나본 그는 밝은 에너지가 넘쳐나고 겸손했습니다. 팬들의 짖궂은 질문도, 사인이나 사진 요청에도 그는 언제나 오케이입니다. 무대도 가리지 않습니다. 지방의 작은 공연장도 '팬들이 나를 원한다면'즐겁게 노래 부르는 가수가 남진입니다. '내가 누군데'가 아니라, '내가 뭐라고', 방송이든, 공연이든 최선을 다하는 슈퍼스타를 좋아하지 않을 피디는 거의 없을 겁니다.

노래도 자세히 들어보니 능청스런 남진만의 매력이 넘칩니다. 왜 50년간 '오빠'로 불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내 여자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딱 어울리는 씩씩한 남자니까요. 그 정점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둥지(1999년 차태일 작곡, 김동찬 작사)'입니다.
“너의 빈자리 채워 주고 싶어, 내 인생을 전부 주고 싶어. 이제는 너를 내곁에다 앉히고 언제까지나 사랑할꺼야. 우리 더 이상 방황하지마, 한눈 팔지마, 여기 둥지를 틀어”캬, 진짜 멋집니다.
남진이 쓰지 않았으나 딱 남진 이야기처럼 가사에 힘이 붙습니다. 특히 '내곁에다 앉히고'이 부분은 정말 남진스럽습니다. 알려졌듯, 그는 1968년, 월남전에 해병대로 참전합니다. 정말 쉽지않은 일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제로도 부잣집 아들에 최고 인기스타였지만, 그는 전쟁터로 떠났습니다. 그런 선택을 하며 살아왔기에 이런 노래를 불러도 공감을 얻는 겁니다.
“지난날의 아픔은 잊어버려,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너는 그냥 가만히 있어, 다 내가 해 줄게. 사랑이 뭔지 그동안 몰랐지, 내 품에 둥지를 틀어봐“
이 고단한 세상에 이렇게 말해주는 남자를 여자들은 기다립니다. 뭘 바래서가 아닙니다. 이런 각오, 이런 약속, 이런 배짱에 여자들은 감동하는겁니다.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고 여자들이 진짜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마, 더 열심히 같이 뛰고 노력하며 살아갈 겁니다. 그래서 남진 노래는 댄스곡인데도 듣고있으면 뭉클해집니다. 이리재고 저리재고 연애도 사랑도 경제논리로 풀어내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우직하게 서로 위해주고 사랑해주는 이야기는 노래라도 행복해집니다. 전부 바쳐야할 무엇이 있다면 '사랑'말고 또 뭐가 있겠습니까.
1965년 데뷔 이후, '가슴아프게' '마음이 고와야지' '님과함께' '어머님' '그대여 변치마오' '미워도 다시한번' '내 영혼의 히로인''빈잔''모르리''나야나''이력서''당신이 좋아'등 히트곡을 꾸준히 낸 1945년생 남진.

함부로'국민'자 붙이는 거 너무 싫지만, 그는 진정 '국민 오빠''국민 가수'가 맞습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고도 그 자리에 변함없이 씨익 웃으며 버티고 있는 그는 언제나 까지나 팬들 곁에 둥지를 틀고 있을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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