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특별기획] 마음의 온전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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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특별기획] 마음의 온전한 모습
  • 관리자
  • 승인 2016.08.3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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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2세기, 이제는 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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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즉 우주의 의식(意識)이 밝게 깨어나서 느낌(受)을 선택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살펴보자. 우리의 의식은 눈(眼)을 통해서 지금 여기의 대상을 느낌으로 본다. 귀(耳)를 통해서 지금 여기를 느낌으로 듣고, 코(鼻)를 통해서 지금 여기의 냄새를 느끼며, 입(舌)을 통해 지금 여기의 맛을 느끼고, 몸(身)을 통해서 지금 여기를 피부로 느낀다. 그러면 있는 그대로의 모든 존재와 살아있는 교감이 되어 하나가 될 것이다.
느낌(受)은 한 생각이 일어나기 전의 소식과 교감한다. 말과 글로 표현 할 수 없는 판단이 멈춘 자리다. 일체 주객(主客)이 끊어진 진공(眞空)을 경험하며 시작도 끝도 없는 하나의 자리에 현존한다. 온전히 느끼면 깨어나서 삶이 충만하고 새롭고 신선함을 체험한다. 지금 이 순간 보고, 듣고, 숨 쉬고, 향내 맡으며 맛보는 것을 즐기면 이것이 지금 여기에 머무는 진정한 명상이되고 자각하는 수행이 된다. 느낌을 즐기는 것이 최고의 수행이다.
이러한 느낌을 손쉽게 수용하기 해서는 몸을 사용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소태산은 몸을 만사만리의 근본이라고 하셨다. 몸은 놀라운 느낌의 통로이다. 몸 안에 흐르는 에너지 장을 깊이 느끼면 몸을 넘어서는 있음(現存)을 느낀다. 손으로 만지고 발바닥이 땅에 닿으며 모든 피부로 접촉함으로써 느낌에 젖어들면 누구나 경이로운 현존을 경험한다. 조용히 호흡하며 온 몸을 느껴보라. 그러면 생각이 사라지고 무심(無心)의 순간이 찾아온다. 고요와 평안을 얻는다. 불교의 초기 수행법인 위빠사나(Vipassana meditation)도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명상이며 느낌의 세계로 안내하고 생각을 내려 놓게 하는
명료한 수행법이다.

느낌(受)으로 충만하면 지금 여기를 존중하며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생각이 내려놓아지고 모든 일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의식이 밝게 깨어나서 영감을 얻고 놀라운 성장을 경험한다. 밝은 에너지가 흐르고 삶에 좋은 일들이 찾아온다. 지금 여기가 낙원이며 현실이 지복(至福), 지선(至善)의 대 평등세계임을 자각한다.

'이제 마음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다시 정리해 본다. 그동안 우리는 마음을 너무 작게 바라보고 있었다.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생각(想)과 감정(行)의 작용만을 마음으로 보았다. 이것도 마음의 한 부분이지만, 우리가 살펴야 하는 것은 우주의 의식이 느낌(受)으로 흘러서 하나 된 온전한 마음이다. 오랜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텅 비운 깨끗한 마음은 놀라운 위력과 하나가 되면 우리의 삶은 마음먹은 대로 펼쳐질 것이다.
소태산은 마음을 일원상으로 표현하고, 마음부처(心佛)라고 하였다. 마음이 우주만유를 통하여서 영원히 나타났다 숨었다 하며 스스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곧 부처(卽心卽佛, 卽心是佛)이니 이를 깨달음의 화두로 삼으라고 하였다. 보조스님은「수심결」에서 한 물건인 마음은 길이 신령하여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고 하였다. 우주를 품고 살려내는 하나님이 바로 마음이며 법신불일원상(法身佛一圓相)과 자성(自性), 불성(佛性), 신성(神性)이 다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이다. 말로는 표현 할 수는 없지만 허공과 진공이 모두가 마음이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순수의식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은 이 마음이 법신불이나 하나님처럼 신성하고 경이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다. 마음의 위대한 힘과 무한한 위력에 무관심하고 외면하면서 너무도 작은 사소한 심신작용에만 매달려 살고 있다. 고정관념에 갇혀서 마음을 겨자씨처럼 작게 먹으면 점점 왜소하고 부정적인 생각 속에 빠져들게 된다. 어둡고 작은 마음에 묶여서 힘들게 자신과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지금 여기 느낌을 통해 생각이 내려 놓아지고 마음을 밝고 크게 먹으면 세상이 무한하게 열려 있음을 지켜볼 수가 있다.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거룩하고 성스런 우주의 기운이 지금 여기 현실을 창조하고 있다. 생각으로 분별하지 않는다면 내 앞의 현실은 지금 그렇게 스스로 눈부시게 꽃피고 있는 것이다. 세상 모든 현실이 이미 원만구족(圓滿具足)한 마음의 표현이다. 우리는 세상을 통해 내 마음을 밝게 읽을 수가 있다.

이것이 통만법명일심(通萬法明一心)이다. 만법 즉 세상을 거울삼아서 일심을 밝히라는 것이다. 가만히 침묵하면 누구나 나타난 세상을 통해서 마음이 펼쳐내는 무한한 은혜와 자비를 느낄 수가 있다. 지금 여기가 사랑이 넘치는 낙원(樂園)이요, 천국(天國)이며, 극락(極樂)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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