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잘할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보약같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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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잘할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보약같은 노래
  • 관리자
  • 승인 2016.08.3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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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⑤ ㅣ 조휴정PD('함께하는 저녁 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강산에의 '넌 할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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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저는 아닙니다. 진로선택, 취업, 결혼, 출산…. 인생의 가장 큰 고비를 넘기기엔 너무도 미숙했던 그 시절, 뒤돌아보면 어떻게 폭삭 주저앉지 않고 지금까지 버텼을까, 감사하고 운도 참 좋았구나 싶은데, 그 안개 속 길을 다시 가라면 저는 아무리 젊음이 부러워도 돌아가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지금도 늘 헤매고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만, 예전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해집니다.
왜 그랬을까….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없는 실수와 잘못을 하지만, 정말 타고난 악인이 아니고서야 작정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때 그 상황에서, 그때 그 인연에서 순간적으로, 혹은 그렇게까지 잘못 될 줄 모르고 시작된 일들이었습니다. '팔자' 혹은 '운명'이라는 피난처로 도망가 봐도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그러다 이 노래를 만났습니다. 바로,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1994년 2집, 강산에 작사작곡)'입니다.
“후회하고 있다면 깨끗이 잊어버려.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다 지난 일이야”담백하게 쭉쭉 뻗어나가는 강산에의 첫 가사만으로도 어두운 터널에 빛이 들어오는 것처럼 숨통이 트여옵니다. 어쩌면 제가 그토록 원했던 표현을 썼을까요. 가위로 오려낼 수만 있다면 깔끔하게 잘라 내버리고 싶은 시간들.
“후회하지 않는다면 소중하게 간직해, 언젠가 웃으며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그렇죠. 실수하고 잘못했지만, 후회되지 않는, 후회하기엔 너무나 앞뒤 사정이 절박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넘어지고 휘청거렸기에 나를 인간적으로 키워준 시련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스펙보다 스토리라고 하죠. 그렇게 나의 스토리가 되었던 일들은 웃으며 말할 수 있기도 합니다.
“너를 둘러싼 그 모든 이유가 견딜 수 없이 너무 힘들다 해도,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굴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마음 있으니. 어려워마 두려워마 아무것도 아니야. 천천히 눈을 감고 다시 생각해 보는 거야. 세상이 너를 무릎 꿇게 하여도 당당히 네 꿈을 펼쳐 보여줘”
'어려워마, 두려워마, 아무것도 아니야'이 부분을 저는 지금도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약(藥)처럼 부적(符籍)처럼 주문(呪文)처럼 온 마음과 몸에 먹이고 붙이고 중얼거려봅니다. 노래방이 생긴 이후로 아무리 좋아하는 노래도 가사를 끝까지 외우기 힘든데, 이 노래는 작정하고 외웠던 이유입니다. 가사를 떠올리면 위로를 받고, 소리 내어 부르면 힘이 나니까요. 방송국에서 직접 본 강산에는 제가 들어본 가창력 탑3 안에 들만큼 노래를 잘할 뿐 아니라,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라구요',' 예럴랄라', '할아버지와 수박'등 용기를 주고 사회성 짙은 노래를 직접 만든 뛰어난 뮤지션입니다. 이렇게 좋은 노래, 뛰어 난 뮤지션 한 명은 그 어떤 현자보다 깊은 지혜를 줍니다.
나의 잘못에 대한 변명과 해명이 구구절절하듯 다른 사람도 그럴 겁니다. 나도 누군가의 용서와 이해를 받았기에 완전히 나빠지지 않았듯, 우리도 다른 사람의 잘못에 조금은 관대해져도 될 겁니다. 단호한 처벌도 때론 필요하지만, 미움과 비난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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