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미래형 교화모형 개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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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미래형 교화모형 개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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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3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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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우 교무(교정원 교화훈련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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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대를 출발하면서 영성이 있는 일터, 철학이 있는 일터, 기쁨과 보람이 있는 일터, 정신개벽이 이루어지는 일터에서는 우리 구성원들의 공동의 목표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교단의 변함없는 축으로 작용해 왔던 교화통계라는 부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합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새로운 100년대를 열어가면서 공동교화, 협력교화, 토탈교화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개 교당에 대한 교화평가(통계)입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대의를 생각해서 합력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 플러스는 타인에게 돌아가고 내게 남는 것은 씁쓸한 평가뿐이기에 어느 누가 대의에 합할 생각을 하겠습니까?

지금의 개 교당 중심의 교화평가는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교화대불공을 결코 이뤄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왜 이웃교당과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이것도 저것도 서로 상의하면서 협력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동일한 지역에서 함께 있으면서도 왜 서로 협력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왜 서로 내부의 동지들끼리 경쟁하면서 평가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이런 기저에는 '자기보호본능(Self-preservation instinct)'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교단 시스템이 그렇게 보호본능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에 '우리'라는 좋은 도반을 놓고 죽기 살기로 내가 이뤄내야 한다는 자기책임, 이것이 스트레스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교단의 구성원들은 그동안 너무나 열심히 해왔습니다. 지난 100년의 초창기 역사가 그런 것들을 요구하여 왔고 인간의 존엄성 뒤에 숨은 효율(efficiency)이라는 이름으로 보다 더 차원 높은 성과와 실적을 요구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죽기 살기로 해왔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그렇게 죽기 살기로 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칠 미래는 이제 우리 스스로가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원불교라는 공동체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동체라고 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우리가 추구해 왔던 목표 지향적이고 업적지향적인 가치를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교단의 상황이 마치 비수기에 접어든 회사와 같다고 표현합니다. 비수기에는 성수기 때에 미처 갖추지 못한 각종 시설들을 리모델링하고 새롭게 규정을 손보고 그틀을 점검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제 미래형 교화모형개발은 성과중심, 업적중심, 실적중심의 모든 부담과 책임에서 모두 다 내려놓고 우리 구성원 모두가 정말 진지하게 공부에만 전념해 보는 것입니다. 교화를 하지 맙시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맙시다. 평가에 신경 쓰지 맙시다. 평가를 하지 맙시다. 우리 스스로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나만의 과제 이런 것들에 집중해 봅시다. 우리 스스로 이 우주를 품에 안은 가장 크고 행복한 주인공이 되어 봅시다.

그리고 우리 서로 공부하고 훈련하고 행복해 집시다. 지금의 훈련으로는 충전이 부족하다고들 말합니다. 우리들 스스로 먼저 훈련을 더 합시다. 연 1회인 훈련의 기간과 횟수를 늘려봅시다. 자신과 대화하면서 깊은 내면을 찾아가고, 대종사님과 선진님들의 숨결을, 그분들이 흘린 땀 냄새를 직접 맡아보면서 나 자신을 격려하고, 그동안 메마른 나 스스로에게 물을 주는 훈련이 되도록 해 봅시다. 이런 것이 정작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들입니다.

지난 100년의 틀을 창의적으로 벗어나 보는 것도 미래형 교화모형 개발에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미래형 교화모형을 제시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맙시다. 여러분 스스로가 창조자이고 개척자이고 새로운 100년대를 이끌어갈 선두 기러기임을 잊지 맙시다. 우리 서로를 격려합시다. 우리 서로를 사랑합시다. 그것이 가장 큰 교화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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