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 6박 7일의 마음작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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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 6박 7일의 마음작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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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2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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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기 여름대학선방에 다녀와서 ㅣ 이명선 교도(원광보건대학교 교당)

내게 바라는 거 하나 없이 아낌없이 알려주는 사람들을 보니 나는 이곳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이라 느꼈다. 무한 사랑을 뿜어주는 사람들. 나는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일기를 쓰고 발표하는 시간에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몰라 발표하기 창피한 마음을 호응으로 달래주며 마음까지 열게하였다. 너무나 밝은 얼굴, 웃는 얼굴, 행복한 얼굴이라서 이 사람들은 다들 행복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처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교우들은 자신의 상처도 바로 마주하고 그것을 용기 있게 승화시키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남들의 상처까지도 돌봐 줄 수 있는 사람들.

이런 걸 느끼니 어떻게 원불교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이렇게 3일이 지났을 때 처음 들었던 말들이 이해가 갔다. '아, 이 사람들하고 어제 다르고 오늘이 확연히 다른데 일주일이 되었을 때는 정말 이 사람들과 헤어지기 싫겠구나…. 정말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침에 기상하면 아침심고를 하고 좌선에 들어가고 해가 떠오를 때 체조를 하는데 주변은 온통 상쾌한 향에 상쾌한 기분으로 온통 푸르른 산, 나무, 파란하늘에 하얀 구름. 이보다 더 경이로운 기분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 수련을 해서인지 체조시간도 훌쩍 지나가고 청소하고 방에 들어가 묵언수행을 하며 아침 공양을 기다리기까지 금방 지나가 버리고 그렇게 하루를 준비하면 그 후의 스케줄 또한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하루, 하루가 가버리는걸 경험하며 아쉬움 또한 커져갔다. 저녁에 올리는 108배를 하며 내가 이것을 해낸다는 놀라움도 있었다. 선수련이나 원불교신앙에 대한 수행담 시간들은 어떻게 보면 나를 마주하고 바라보며 자신을 인정하고,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느낌에 대해서 바라보고 인지하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무슨 일이든 힘이 드는 건 관계라는 것에서 오는 갈등이 문제일 것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느껴보고 배워보고 또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습을 하고 실천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느끼는 것이 많았다. 느끼기 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실천하는 모습도 참 멋진 모습들이었는데, 자기가 맡은 주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사람들 앞에서 그것에 대해 강연하는 모습들 또한 멋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생활하지? 어린 사람들, 어린 사람들이라는 고정관념만 있었는데…. 생각하는 것, 마음 쓰는 것들은 어른 못지 않은 사람들. 선을 마주하며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 모두 격려해 주고 안아주고 아껴주는 모습이 다른 곳에서는 경험 할 수 없는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신비한 경험을 하고 밖으로 나와서 느낀 일상은 선방을 가기 전 나와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한쪽 방향으로만 몰아갔던 나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고 나를 찾아보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앞으로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선방이었다.

이제라도 이런 것에 대해 알아서 다행이다. 나는 앞으로 또 무언가를 시작 할 힘을 얻은 기분이다. 앞으로도 파이팅 해야겠다. 마음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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