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감상] ‘심통(心通) 제자가 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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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심통(心通) 제자가 되는 그 날까지’
  • 관리자
  • 승인 2017.01.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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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102년 서울교구 신년하례 때 감각감상을 발표하고 있는 성정신 교도

올림픽대로를 오가며 명수대 서울회관 제일 높은 곳에있던 일원상이 무엇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고 무심코 지나다니기만 했습니다. 몇 차례의 수술과 투병생활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혼자 남을 어머니를 걱정하시며 큰어머니의 연원으로 원불교에 입교만 하고 교당에 나가지 않던 어머니께 원불교에 다니시기를 권유하셨습니다.
1998년 12월 아버지께서 열반하셨고, 발인을 원불교 의식으로 했습니다. 어머니와 저희 5남매가 처음 접하는 원불교, 교무님과 천도재 의식 등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재를 지내는 동안 아무 인연도 없던 교무님과 교도회장님, 교도님들의 도움으로 정성껏 모시게 되었습니다.
처음 방문한 교당과 익숙치 않은 교당의 분위기에도 재를 지내는 동안 왠지 모를 포근함에 매주 월요일이면 우리는 빠짐없이 교당을 찾았습니다. 3재를 모시는 날 교무님이 설법을 하시는데 제 가슴에 무엇인가 뜨거운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천도재 지내는 중에 아무 준비도 없이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원불교에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입교는 했지만 주위에 원불교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저 또한 일산과 중곡동이라는 거리감을 핑계로 교당에 잘 나가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평생 아버지 그늘에서 생활하신 어머니가 아버지의 부재로 어떻게 살아가실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대종사님 법을 만나 일요일이면 법회에 참석하고 복지관 등 봉사활동도 하며 생활하시는 모습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어머니의 종교생활을 지지했습니다.
열심히 교당 생활을 하시는 어머니와 달리 저는 중곡교당의 행사교도였습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남편은 입교는 하지 않았지만 제가 교당에 가는 날이면 같이 동행하였고, 향냄새가 적응이 안 된다며 교당 밖에서 기다리다가 차츰 자기 발로 교당에 들어와 법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교도훈련도 같이 받으러 다니기도 하더니 입교를 하였습니다. 입교는 했지만 저희 부부는 여전히 교당에 나가는 날보다 법회에 빠지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가끔 나가는 교당이었지만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저는 행사 때마다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교법은 잘 모르지만 교당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한 것입니다. 사진을 찍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교도님들께도 CD로 구워 선물하기도 하고, 교당 카페에 사진을 올리기도 하면서 차츰 교도님들과도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교당에서 법회만 보고 집으로 달려오기 바빴던 저희에게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역 '빨간밥차' 봉사도 다니고, 봉공회 보은장날이면 저희 부부는 어설프지만 장사도 하면서 조금씩 교당 일에 재미도 느끼고 봉공의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저녁에 정전공부방도 알게 되었습니다.
원기100년을 맞아 공부와 봉사를 서원하며 중곡동까지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수요일이면 사무실에서 서둘러 나와 서울역 밥차 봉사와 정전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대종사님께서 '그 일 그 일에 마음을 챙기며 일 속에서 공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공부를 하니 눈이 떠져 나와 가족과 이웃과 주변이 보이고, 귀가 열려 교무님의 설법과 법문이 들리고,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며, 마음을 챙기게 되어 멈추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워서 아는 것과 알아 실천하는 것은 바로 자력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이지만 더 열심히 해서 대종사님의 진솔한 제자로 진급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공부를 마치고 1시간 여 운전을 하며 집으로 가는 동안 공부 내용을 되새기곤 합니다.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제게 힘을 주던 남편도 교당의 일이라면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로, 생활 속에서 교리를 실천하며 조금씩 변화하는 원불교 인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 시도했으나 실패한 금연을 작년(101년) 1월 1일 신년에 서원하고 법신불 전에 고하더니 1년이 되는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으며, 운전을 하면서나 사무실에서 혼란스러울 때는 염불도 하고 사경도 하면서 마음을 잡는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행사교도였던 제가 원기100년에는 무결석으로, 101년에는 1회 결석을, 남편도 4회 결석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발전하는 교도가 되었습니다. 교당 행사 사진을 찍은 지 5~6년이 되다 보니 교당을 기록을 하는 즐거움과 보람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 사진과 단 법회 때 교도님들의 강연과 공부담 그리고 매주 예회보에 담았던 마음공부일기를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하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출판사에서 일을 했던 경험을 살려 교도님들의 글을 바탕으로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찾아 편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예회보에 실렸을 때는 몰랐는데 편집을 하면서 혼자 눈시울도 적시고 사진을 올리면서 혼자 웃기도 하면서 한 편 한 편 진솔한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 다. 정말이지 16년 만에 다시 잡은 책 편집에 여러 날의 밤샘 작업도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출판된 책이 「동행 첫걸음」입니다.

중곡교당 교도님들이 한 장 한 장 올려주신 소중한 글 모음, 이 책을 만들면서 본의 아니게 칭찬도 많이 받고 격려도 박수도 많이 받았습니다.
햇병아리를 따스한 온기로, 부드럽고 영양가 높은 모이로 길러주신 교무님과 교도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저희 부부 이도명, 성정신은 법명처럼 밝게 길을 밝히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대종사님의 심통 제자가 되는그 날까지 이 법을 끝까지 열심히 공부하며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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