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숨 쉬기부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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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숨 쉬기부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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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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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10)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눈은 항상 뜨는 것이 수마(睡魔)를 제거하는 데 필요하나 정신 기운이 상쾌하여 눈을 감아도 수마의 침노를 받을 염려가 없는 때에는 혹 감고도 하여보라.
명상의 방법에 따라 '눈을 뜰 것이냐 감을 것이냐'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으로 외부 사물이 완전히 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반 정도만 뜬 상태(半開)를 유지하기를 권합니다.
물론 명상의 전통에 따라서 눈을 뜰것을 강조하는 방식이 있고 눈을 감고 할 것을 강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각각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이 두 방식을 취하면 됩니다.
명상 초보자의 경우에는 우선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에는 외부로부터 오는 시각적 자극을 차단해 마음이 안정되기 쉽고 방해받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요히 자신의 내면과 단전을 주시하는데 적당한 방식입니다. 물론 졸음에 빠질 수 있다는 약점이 있기도 합니다. 눈을 감고 좌선을 할 경우에는 내면에 집중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일정 시기가 지나 좌선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경우에는 눈을 반 정도 뜬 상태에서 단전에 집중하여 시선은 앞에 있어도 마음은 내면에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눈을 감고하는 명상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익숙함 때문에 마음을 챙기는 힘이 풀리게 되어 잡념이 많이 떠올라 집중이나 통찰에 방해를 받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눈을 반만 뜨고 좌선에 임해도 좋습니다.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놓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눈을 뜨고 명상에 임할 것을 권장합니다. 마음은 자신의 내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안과 밖이라는 고정된 사고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눈의 처리는 중요합니다.
주의할 것은 눈을 뜨고 명상할 경우에는 특정한 대상을 바라보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도록 합니다. 명상은 자신에 대한 알아차림을 잃어버리고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처럼 깨어 있어야 합니다.
원불교에서는 둘 중 하나의 방법만 쓸 것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눈을 완전히 뜨고 있을 경우 마음(의식)이 눈앞의 사물을 따라갈 수 있다는 단점과 감을 경우 명상의 가장 큰 장애물인 졸음 또는 잠에 빠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만 상기하시면 됩니다.
원불교 초기교단 당시, 대종사님께서 좌선을 지도하시면서 “졸음이 올 경우에 어떻게 합니까?”하는 제자에 질문에 “환장한 사람처럼 눈을 크게 뜨라”하셨다는 재밌는 일화가 구전(口傳)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정확하게 챙기며 공들이면 그만큼 선의 깊이가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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