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승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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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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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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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11)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내생애첫명상.jpg

입은 항상 다물지며 공부를 오래 하여 수승 화강(水昇火降)이 잘 되면 맑고 윤활한 침이 혀 줄기와 이 사이로부터 계속하여 나올지니, 그 침을 입에 가득히 모아 가끔 삼켜 내리라.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을 순환하는 중요한 두 가지의 맥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임맥(壬脈)인데, 아랫입술(입천정) 부근에서 목과 가슴을
거쳐 아랫배와 회음(생식기와 항문 사이의 지점)까지 이어지는 맥으로 아래로 흐르는 성질을 가졌으며 음을 상징하는 맥입니다.

또 하나는 독맥(督脈)으로 윗입술(혀) 부근에서 정수리를 거쳐 뒷목과 척추를 타고 회음부에 이르는 맥으로 위로 솟구치는 성질을 가졌으
며 양을 상징하는 맥입니다. (그림)
문자 그대로'수승화강'이란 불기운을 단전으로 내리고 물기운을 머리로 올린다는 의미입니다. 불기운이 임맥을 타고 내려와서 아랫배 단
전에 모이게 되면 등줄기의 독맥을 타고 물기운이 머리 쪽으로 올라가며 한 바퀴를 순환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정신이 상쾌해지고 육체가 건강해지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이때 혀끝을 입천장(윗니의 뿌리쪽이라고도 함)에 붙이게 되면 독맥과 임맥이 서로 접속을 하게 되므로 일종의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하여
맑고 청량한 침이 계속 발생하게 됩니다. 좌선을 할 때 입을 다물라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에는 그 침을 조금
씩 삼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동 · 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젊어지는 샘물'이라는 동화의 본뜻이 바로 수행에서 발생되는 침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이로운 침 입니다.
그러나 좌선 시에 발생하는 침은 체질에 따라 그 양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몸에 열이 받은 체질인 양(陽) 체질인 사람보다는
음(陰) 체질의 사람이 그 양이 많을 수 있으므로 침의 양만 가지고 좌선이 잘 되고 못 됨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수승화강'의 수행이 무르익다보면 단전에 기운을 기르게 되는 이른바'축기(蓄氣)'의 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원불교의 좌선
에서는 육체적인 관점으로만 단전을 이해하지 않습니다. 기운(에너지)을 어느 정도 축적했다고 해도 이것은 사람의 수명을 따라 한정 있
는 것이며, 비축만 하고 현실 생활에 활용하여 쓰지 못한다면 결국 정신적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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