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사드와 성지는 함께 할 수 없다 하셨는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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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사드와 성지는 함께 할 수 없다 하셨는데 (1)
  • 관리자
  • 승인 2017.05.05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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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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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원경고등학교 교장)

세상의 평화를 열라는 사명을 부여하신 것

사드가 성주에 배치된다고 할 때 저는 물었습니다. 대종사 탄생지엔 영광핵발전소가 있고, 정산종사 탄생지엔 사드가 배치되려고 하고있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하필 왜 원불교 양대 성자의 탄생지에 그런 위험천만한 핵발전소와 전쟁무기가 가동 중이거나 배치되려고 하는 것인가? 하필 왜 원불교 성지에는 이렇게 양립할 수 없는 난제들이 연계되어 있는가? 저는 이 화두를 통해 대종사께서는, 정산종사께서는 우리 원불교인들이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라고, 그래서 우리 원불교인들에게 세상의 평화를 열라는 사명을 부여하신 것이라고 감히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에는 조금도 의심이 없습니다. 대종사, 정산종사께서 나신 이 나라는 식민지를 겪었고,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겪었으며, 아직도 그런 선천의 아픔들이 계속되고 있는 땅입니다. 그래서 동란도 이 땅에서 비롯되었으니 평화도 이 땅을 기점으로 열어 나가야 한다는 말씀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영광과 성주 성지에 가동 중이거나 배치하려고 하는 것은 핵과 전쟁무기이며 이는 인류 문명과 세계 평화를 깊이 고뇌하게 만드는 물질들, 물질의 세력들입니다. 그래서 원불교 100년에 이만한 경계를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에 경산 종법사님께서는'사드와 성지는 함께 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이 전면적인 사드 거부와 평화 운동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지 수호를 선언하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과문한 탓인지 그 뒤에 어떤 상황에서도 더 이상은 사드 말씀을 하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무 훈련에 오셔서 법문 말씀을 하실 때도, 출가단회 회보 종법사 법문에서도 한 말씀도 아니 하셨습니다.
사드가 오산 기지에 당도한 때에도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법사님께서 사드를 마음에 두고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계신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며칠 전에 성주에 가서 출가단 단원들과 기도를 하고 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 단원들은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을 우리가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걸까? 우리가 과연 성지를 지킬 수 있을까? 이런다고 될까? 긴가민가하다는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이 말씀들은 한 마디로 헷갈린다는 겁니다. 당번을 정해서 일정을 배치하고 그 날짜 그 시간에 와서 기도를 하고 길목을 지키고는 있지만 영 마음이 모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라고 하니까 막연한 마음을 안고 한다는 것이죠.
재가 교도들 중에도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찬성 입장을 표명하신다고는 하지만 종법사님은, 수위단은, 중앙교의회는, 전체적으로 교단은 어떤 입장이신지. 끝까지 싸우라는 것인지, 사드가 배치될 게 빤하지만 그래도 무력하게 당할 수는 없으니 기도나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대종사님과 정산종사님이 다 판을 짜고 나오셨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마음의 세계에선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되어지는 이치가 있는지, 하다 안 되면 국가가 우선이니 성지야 내어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다만 헷갈릴 뿐입니다. 헷갈리면 힘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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