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좋은 봄, 두근두근 사랑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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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좋은 봄, 두근두근 사랑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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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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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23) ㅣ 조휴정 PD(KBS1 라디오 PD,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조덕배의'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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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의도는 벚꽃이 눈부십니다. 하지만, 그 벚꽃보다 더 화사한 모습은 그 길을 걷는 연인들의 미소입니다. 과감한 스킵십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노숙한 연인들도 좋지만, 제 눈에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것 같은 어설픈 커플들의 쭈삣쭈삣한 모습이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 없습니다. 한껏 멋을 낸 여성의 불편해 보이는 옷차림도, 인파 속에서 파트너를 배려하려는 남성의 진지한 표정도 그저 사랑스럽습니다.
'그래, 참 좋을 때다, 지금 얼마나 설레고 행복할까, 그러면서도 나름 불안하고 괴롭기도하겠지? 예전에 다 겪어 봤지롱'흐뭇한 마음으로 그들의 앞날을 응원해봅니다.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도 아무리 현실이 팍팍해도 연애는 청춘의 특권이자 축복입니다. 오늘도 많은 커플들이 이 아름다운 봄날, 벚꽃 아래서 사랑의 역사를 써나가겠죠? 그 역사는 아마도 처음 손을 잡으면서 시작될 겁니다. 물론, 첫키스의 폭발력만은 못하겠지만 피곤한 밀당과 불안함을 일순간에 떨쳐내고 드디어 너와 나의 공식적인 연애가 시작되는 그 떨림은 그야말로 연애의 하이라이트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아무 감정없는 사람과는 덥석덥석 악수도 잘하면서 왜 그 단 한 사람의 손을 잡는 것은 그토록 어렵고 짜릿한걸까요. 다른 사람과는 농담도, 토론도 잘 하면서 왜 그 단 한사람 앞에서는 바보같은 말만 두서 없이 한단 말입니까. 그래서 조덕배는'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같은 노래를 만들었나봅니다.

“다가가면 뒤돌아 뛰어가고 쳐다보면 하늘만 바라보고. 내 맘을 모르는지 알면서 그러는지 시간만 자꾸자꾸 흘러가네. 뛰어 갈텐데, 훨훨 날아갈텐데 그 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관심있는 이성끼리는 이마에 호불호가 정확히 표시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대방 마음을 알 수 없으니 그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단순한 말 한마디에도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헷갈리고 애매해지고 불안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다 지나온 우리들은 알죠.
그 답답하고 사람 미치게 하는 어설픈 시기가 가장 행복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가장 집중하고 가장 순수하며 가장 겸손한 시기였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뛰어가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열정과 에너지가 그 이후의 실망과 다툼과 권태를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자산이 되는거죠.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초심이 끝까지 간다면 세상에 이별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겁니다. 요즘은 버스커버스커의'벚꽃엔딩'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듣게 되지만 사시사철 사랑의 설레임은 조덕배의 이 노래가 딱 입니다.
현재 조덕배의 노래는 KBS에서는 방송금지입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인데,' 꿈에','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슬픈 노래는 부르지 않을거야',' 나의 옛날이야기'등 그가 만든 명곡들을 들려드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조덕배는 방송출연을 활발히 하는 편은 아니어서 방송국에서 본 적도 없고 전혀 모르지만 몸이 불편한 이 천재 아티스트에게 사랑은 더욱 절실하고 아름다운 판타지가 아니었을까 짐작만 해봅니다.
사랑하기 참 좋은 계절, 봄! 이 세상 모든 싱글들에게 이 노래처럼 누군가가 마음에 쨘, 하고 들어가길 바랍니다. 더불어, 사랑의 순수한 감정은 싹, 잊어버리고 통장잔고와 정치뉴스에만 흥분하는 중년들도 그때 그 마음을 회복하여 세상이 조금이라도 순해지고 달달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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