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 원기 102년 주산종사는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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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 원기 102년 주산종사는 어디 있는가?
  • 관리자
  • 승인 2017.05.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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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원 청년교도(안동교당, 행아웃교화단

요즘청년(김서원).jpg

대선분위기에 성주성지 수호를 잊고 잠시 외면한 사이 미군에게 부지 공여 발표해 버렸다. 이제는 그래도 해볼 만 했 던 한국 정부가 아닌 SOFA(주한미군지위협정)라는 괴물과 싸워야 한다. 진밭재를 오르던 미군 차량을 끝내 막지 못하고 우리의 교무님이 경찰서에 연행된 날, 8개월을 공들인 사드무효를 위한 작은 희망에 이렇게 찬물이 뿌려졌다.

강현욱 교무님이 수갑을 차고 머리를 짓눌려 굴욕적으로 경찰서에 끌려갔지만 그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이들은 몇 명 안 되는 동지 교무님들뿐이었다. 출가한 자식이 억울하게 경찰서에 끌려갔는데 어느 한 교도도 구해주지 않았음을 알게 될 부모의 심경은 어떠할까?

그곳에는 봉공회도 청운회도 여성회도 청년회도 없었다. 대종사님을 일본경찰이 모욕 할 때 주먹으로 땅을 치고 분개하신 주산종사가 곁에 계셨는데 지금 교단에는 대종사님만 가득한 것 같다. 우리 재가는 청탁을 포용하는 어른의 흉내를 내며 공도자 숭배라는 교리를 외적으로로만 실천하고 있지는 않는가? 3·1운동 대신 법인기도를 택한 대의는 서원관 예비교무들이 맡고 있다면, 같은 또래인 우리 재가와 청년의 남은 몫은 자명하지 않는가?

교무님들이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 일견 편향된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건 재가와 청년이 그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가가 우리를 대신하고 있고 그마저도 안 계셨다면 힘없는 원로 교무님들이 성지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재가 교도로 원불교 청년으로 해야 할 도리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선진인 청년 시절 대산종사는 때로 동지의 추방결의까지 하며 악역을 자처했고 주산종사는 국가의 전재동포구호에 목숨까지 바쳤는데 원기102년의 원불교 청년들은 다 어디 갔는가. 마음공부가 깊어 시비선악이 평등해 이미 불의가 정의로 화하였는가? 마음(가치관)을 낳아준 회상에 대한 신의도 지킬 줄 모르는 교도가 마음공부로 세상에 유익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원불교에서 재가는 아직도 손님이다. 교당 유지를 위한 비용만 지급할 뿐 정작 의무는 행하지 않는다. 아직도 고되고 험한 일은 교무님들의 몫일뿐인데 때때로 재가에서 교단의 정책참여를 요구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매일 밤낮 교무님들이 2~3 교대로 추위에 떨고 비를 맞아가며 진밭교의 천막교당을 지킨다. 이웃 종교인과 지역 주민들이 우리 대신 교무님들을 위로하고 있다.

한 때의 특행을 하지 말고 속깊은 공부를 하고 원만함을 갖추라는 꾸중을 들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원만구족은 지금의 우리처럼 중간에서 점잔 빼는게 아니라 비어있는 자리를 채워 주는 게 아닐까. 공도자 숭배를 위하여 비난을 감수하고 무아봉공하는 것이 속 깊은 공부가 아닐까?


지금 원불교에서 가장 외로운 약자를 돕는 것, 미국과 중국의 세력 전에서 평화를 고집하는 게 진정 중도(中道)를 지키는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 위치에서 할 일은 망각한 채 국한을 벗어난 출가위를 흉내 내고 있지는 않은가?

원불교인들에게 공도자는 누구일까?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성주성지의 정산·주산종사가 공도자가 아니라면, 이를 지키다 경찰에 끌려 간 젊은 교무가 공도자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공도자인가? 교무가 재가들의 부모님이 아니라면 그들은 누굴 위해 일생을 내던진 것인가? 우리 교무님을 우리가 지켜내지 않으면 누가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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