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오늘보다 꼭 나으리라는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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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오늘보다 꼭 나으리라는 희망으로
  • 관리자
  • 승인 2017.05.1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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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24) ㅣ 조휴정 PD(KBS1 라디오 PD,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권진원의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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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파는 노점상입니다. 몇 시간 째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내리는 비만 하염없이 바라 봅니다”, “ 비정규직으로 마트에서 일했는데 오늘 갑자기 그만두래요. 너무 막막 합니다”, “ 남편은 오늘도 야근이랍니다. 언제나 우리 가족, 다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을까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시간에 방송되는 저희 프로그램에는 청취자 문자가 많이 옵니다. 그 문자를 통해 전국의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봅니다. 라디오의 특성상, 친구처럼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사는 게 어찌나 팍팍한지 때때로 문자를 읽다가 엠씨(MC)도 저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곤 합니다.


한 명의 손님도 없는 노점에서 내리는 비만 하염없이 바라봐야하는 그 마음을 생각하면 어떤 말로 위로를 해줘야할지 가슴만 답답해집니다. 누군가는 너무 많이 갖고 있는 이 화려한 도시의 한 켠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하루하루 버텨내기가 숨 가쁩니다. 그래도 우리의 삶은 이어지고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내가 이렇게 버텨야 내 가족이 살아갈 수 있지, 희망을 쥐어짜봅니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청춘의 꿈은 이미 잊어 버린지 오래겠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 시절의 노래 한 구절에서 잠깐 희미한 미소를 지을 지도 모르기에 저는 정말 선곡을 잘하고 싶습니다. 권진원의'살다보면(유기환 작사, 권진원 작곡)'도 따뜻한 위로가 되는 노래라 듣고 있으면'그래 사는 게 별거냐'싶기도 합니다.


“살다보면 하루하루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아. 가끔 어디 혼자서 훌쩍 떠났으면 좋겠네. 수많은 근심걱정 멀리 던져 버리고 언제나 자유롭게 아름답게 그렇게.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살지만 오늘도 맘껏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네”

정말 우리 이웃들의 하루하루는 눈물납니다. 힘들고 슬퍼서만 눈물 나는게 아니라, 착하고 지혜롭고 성실해서 눈물이 납니다. “ 사장님이 고생했다고 고기 사줬어요. 더 열심히 일 할거예요”, “ 결혼 17년 만에 내 집 마련해서 입주합니다. 정말 행복 합니다”, “ 시장에서 일하는데 퇴근하면 남편이 발마사지도 해주고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행복해요”, “ 아내와푸드트럭하면서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는데 여행하는 것처럼 재미 있습니다”이렇게 일상의 작은 일들에 감사해하며 열심히 사는 분들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진심으로, 청취자의 문자가 저를 철들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어디서 따로 들으려해도 힘든 생생한 삶의 감동적인 울림을 매일 이렇게 일터에서 들으니 '고맙습니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 분들께 좋은 노래, 꼭 필요한 정보,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 외엔 보답할 길이 없지만, 매일매일 진심으로 그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정말 정말, 그분들의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지기를! 그렇지만, 오늘도 맘껏 행복하시기를!


권진원은'집으로 가는 길',' 해피 버스데이투유(Happy Birthday to you)',' 뷰티풀 투나잇(Beautiful tonight)'등 많은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입니다. 저는 그녀의 노래 중'나무(유기환 작사, 권진원 작곡)'도 참 좋아합니다.“ 그대가장미라면가슴에안을수있게 내게로 와 꽃피어 주오”가사도 좋고 3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노래지만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풍성하고 위엄 있는 그녀의 목소리는 어떤 노래를 불러도 외모만큼이나 귀티가 납니다.


대부분의 노래 말을 남편이 쓰고 작곡은 그녀가 하는 것도 보기 좋고 꾸준히, 의미 있는 곡들을 발표하는 것도 듬뿍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우리 가요계는 곳곳에 꼭 필요한 인재들이 든든하게 자기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그들의 노래가 눈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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