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제, 한마음으로 신나게 소리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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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제, 한마음으로 신나게 소리질러
  • 관리자
  • 승인 2017.05.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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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25) ㅣ 조휴정 PD(KBS1 라디오 PD,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싸이의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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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주책맞긴하지만 저는 싸이 공연 실황 동영상을 보면서 막춤 추는 걸 좋아합니다. 체력장 전교 꼴등답게 운동을 안 하고 못하지만 싸이 노래만 들으면 기분이 즉각적으로 좋아지고 절로 몸이 움직여집니다.


2001년'새'로 데뷔한 싸이는 다소 충격적이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지만, 저는 그때부터 싸이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저의 작은 로망 중에는 싸이의 공연장에서 신나게 젊은이들과 뛰어 놀아 보는 것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싸이코(psycho)를 뜻하는 싸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것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보여준 것이지만 카바레 가수 같은 반짝이 의상과 오동통한 몸매로 추는 공격적이고엽기적인춤,“ 나한순간에 새됐스”라는 노골적인 가사는 어떻게 심의를 통과했고 어떻게 공중파에 나왔을까 놀라울 정도지만, 싸이 이후로 우리나라 유행가가 좀 더 과감해지고 다양 해졌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싸이가 늘 청개구리같이 아무대로나 튀는 건 아닙니다. 특히 '낙원'이나'어땠을까'처럼 매우 점잖고(?) 아름다운 노래도 잘 만들고 잘 부릅니다. 물론, 싸이 하면 역시 댄스죠! 2013년 '젠틀맨' 이후로 신곡이 나오지 않아 늘 보던 동영상을 보면서 아쉬움을 달랬는데 이번에 'I LUV IT(아이 러빗)'등을 발표해서 반갑게 새로운 막춤을 춰보고 있는데요,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챔피언(2002년 싸이 작사 작곡)'을 영어로 불러서 세계에 내놓으면 어떨까 하는데요.


저는 싸이 노래 중에서 싸이 다움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감동적이고, 모든 연령층, 모든 세계인에게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노래가 '챔피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하!” 경쾌한 오프닝 추임새로 시작하는 이노래가 요즘 새삼 뭉클하게 다가오는것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그야말로'챔피언'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챔피언'은 지금의 우리 마음을 미리 안 것처럼 가사에 담아놨습니다.


“모두의 축제,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 소리 못 지르는 사람들 오늘 술래 함성이 터져 메아리 커져. 파도 타고 모두에게 퍼져 커져 아름다운 젊음이 갈라져 있던 땅덩어리. 둥글게 둥글게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사나인데 가슴 쫙 펴고 화끈하게 소리 지르는 니가 챔피언! 음악에 미치는 니가 챔피언! 인생 즐기는 니가 챔피언! 전경과 학생 서로 대립 했었지만 나이는 같애, 고로 열광하고 싶은 마음 같애 오늘부로 힘을 모아 합세 하나로 합체!”


이제는 우리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는 국민가요지만 요즘 자꾸 더 생각나고 더 머릿속에 가사가 맴 돕니다. 정말 대단한 일을 우리 대한민국이 이뤄냈고 우리 국민들 모두, 챔피언 맞으니까요. 그리고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이고 이제는 정말 합체해야하니까요. 춤추며 코믹하게 불러서 그렇지,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이렇게 절절하고 깊고 뜨거울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우리나라 국민이 어떤 계기로 딱 하나로 뭉치면 얼마나 멋지고 뛰어나고 유쾌한지가 가슴으로 느껴져서 정말 짜릿짜릿 합니다. 이 좋은 노래를 우리만 부르기 아깝지 않나요? 분열과 상처, 테러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서도 '챔피언'을 함께 부르며 그 메시지를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늘 생각합니다.


2014년, 브라질로 취재를 갔을 때,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면 바로 '강남스타일' 말 춤을 보여주는 브라질 사람들 덕분에 참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싸이는 유행가로 어마어마한 애국을 한 셈입니다. 언젠가 싸이도 70, 80이 되겠지만 언제나 장난기와 엉뚱함, 열정을 잃지 말길 기대합니다. 저도 70, 80이 되어도 싸이 노래에 맞춰 신나게 막춤을 출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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