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계절 여름! 해변노래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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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계절 여름! 해변노래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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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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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27) ㅣ 조휴정 PD(KBS1 라디오 PD,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키보이스'해변으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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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덥네요. 6월에 이렇게 더우니, 9월말까지 어떻게 버틸지 막막합니다. 저는 어려서도, 젊어서도 여름을 싫어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싫습니다.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여름만 되면 시름시름 기운이 없고 숨쉬기도 힘들어집니다.


여름은 젊음의 계절이라는데 저는 햇빛 알레르기가 심해 야외활동을 싫어하고 수영도 못하니 여름을 좋아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남들은 그렇게 좋다는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도 물에 발 한 번 담그지 않았고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어쩔 수 없이 가봤던 해수욕장에 대한 기억도 좋은것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 많고 어수선하고 지저분하고 불편하고 좋은 점이 거의 없으니까요. 바다는 가을이나 겨울에만 가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 노래를 들으면 아, 여름이 왔구나, 슬쩍 로맨틱해지면서 파도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1969년 김희갑 작사 작곡)'입니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달콤한 사랑을 속삭여 줘요. 연인들의 해변으로 가요.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해도 나는 나는 행복에 묻힐 거예요. 불타는 그 입술 처음으로 느꼈네. 사랑의 발자욱 끝없이 남기며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땅따당따당, 땅땅땅땅땅' 풋풋한 기타소리와 착하지만 철없는 동네 오빠들 같은 보컬은 '바닷가의 추억'과 더불어 여름이면 꼭 들어줘야하는 고전입니다. 초등학생이었던 저에게 키보이스의 여름노래들은 무척 세련되게 다가왔고 당장이라도 바닷물에 풍덩, 빠져들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키보이스를 '한국의 비틀즈'라고 했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대학생 언니 오빠들은 멋진 바닷가에서 저렇게 낭만적으로 여름을 보내는구나, 나도 언젠가는 별이 쏟아지는 밤 해변을 사랑하는 사람과 걷게 되겠지, 괜히 들뜨고 설레고 그랬습니다. 드디어 20대가 되어 찾은 바닷가! 기대만큼 바닷가는 아름답지도 낭만적이도 않았지만, 여전히 키보이스의 노래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렸습니다. 그만큼 키보이스는 세대를 뛰어넘는 세련됨이 있었던겁니다.


키보이스, 1963년에 결성되었으니 그 해 태어난 저로서는 더욱 잊을 수 없는 5인조 록밴드입니다. 초창기 멤버는 차중락, 차도균, 윤항기, 김홍탁 등이었고 '정든 배', ' 파도'등도 히트했지만 활동기간은 짧은 편입니다. 1960~70년대에 활동했던 키보이스, 영사운드, 히식스, 이런 그룹들의 음악은 분위기가 비슷비슷해서 조금 헷갈리는데 지금 들어도 여전히 뛰어납니다.


뒤돌아보면, 1960년대에 여름 바닷가가 뭐 그리 좋았을까싶지만 노래는 이렇게 아름답게 나온거죠. 지금이야, 멋진 리조트에 다양한 해양스포츠까지 그야말로 외국에서나 봤을법한 그림 같은 모습이지만 80년대 초 만해도 참 허술했습니다. 총체적으로 힘들고 불편한 여름바다였지만 그래도 그때 함께 해준것은 역시 노래였죠.


누군가는 꼭 기타를 가져왔고 누군가는 휴대용 카세트를 가져왔습니다. 밤이면 모닥불을 펴놓고 둥글게 모여앉아 다 같이 노래를 불렀고 기차 안에서도, 동해안의 이름 모를 작은 해안가에서도 노래는 끊이지 않고 우리의 여행 속으로 흘러들어왔죠. 아무렇게나 끓여도 절대적으로 맛있었던 고추장찌개와 유치한 이야기에 울고 웃었던 여름밤의 추억은 이제 가물가물하지만 키보이스 노래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여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올 여름에도 많은 청춘이 바닷가를 찾겠죠? 우리 때와 요즘 젊은이들이 바닷가에서 듣는 노래는 다르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여름바다는 청춘의 대표구역이며 연애의 성지이자, 사랑이 탄생하는 곳입니다. 머뭇거리지 말고 달려가 잡으세요! 행복에 묻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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