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평화로운 집회관리와 경찰‘종교케어팀’ 그리고 소성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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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평화로운 집회관리와 경찰‘종교케어팀’ 그리고 소성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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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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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욱 교무(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소성리종합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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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추가배치 이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과거와 다르게 정부가 평화적인 집회 관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시민과 경찰관의 부상을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 합니다”라고 하였다. '과거와 다른 평화적인 집회 관리'의 결과는 처참했다. 평화로웠던 소성리의 거리와 마을회관 앞마당은 마치 쓰나미가 쓸고 간 것과 같았다.


마을회관 마당에 있던 5개월간 지킴이들이 머물렀던 천막 4동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와 함께 사라진 것이 바로 기독교에서 세운 현장기도소였다. 도로도 아닌 원불교의 사유지에 세워진 천막이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천막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병력은 현장 기도소 안에 있던 십자가와 영대, 성경을 짓밟았으며, 노트북을 비롯한 강형구 장로가 매일 먹어야하는 3개월치 심장약 또한 무참히 짓밟았다. 천주교의 기도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독교 기도소와 달리 천막을 무너뜨리진 않았지만 천막을 찢고 들어가 자신들의 대기 장소로 사용했다.


당시 현장엔 과거와 달리 '평화로운 집회관리'를 위해 새로운 팀이 하나 꾸려져 있었다. 바로 종교care(케어)팀이었다. 경찰 측은 '종교인들에 대한 예우와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각 종단별 종교를 가진 경찰관'으로 팀을 꾸렸다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한 일은 십자가를 부러뜨리고 교무님들의 법복을 걸레로 만들어 놓았으며, 신부님과 목사님, 교무님들을 복날 개처럼 끌고 나온 것이다.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성소를 침탈하여 성경과 영대등 제구를 짓밟았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무기로 이루는 거짓 평화의 폭력에 짓밟힌 민중을 지키기 위해 앞장섰던 종교인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대중에 앞서 보호한다는 종교케어팀은 그 존재 자체가 종교인들에겐 성소를 짓밟힌 것과 같은 모욕이고 기만이었다.


SNS상의 친구가 종교케어팀에 대한 나의 비판에 “종교인도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말했다. 당연하다. 그러나 종교케어라는 웃기지도 않는 팀까지 만들 정도로 건드리기 껄끄러워하는 종교인들도 이만큼 폭력적으로 진압 당했다면 일반대중들은 얼마만큼 거대한 무차별적 폭력에 휩싸여 있었을 것인가를 우리는 주목해야한다는 점이다. 대오를 뜯어내어 끌고 가는 와중에 할머니들은 땅에 머리를 부딪치고 손발이 꺾였다. 여성 참여자들의 바지와 속옷이 찢겨 나가도 경찰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통해 쇠통으로인간 쇠사슬을 만들었던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그라인더를 가져다 대었다. 응급환자를 위해 부른 119 대원들은 경찰의 제지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위기라는 만능키로 그렇게 주민들의 인권과 주권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주민과 종교인들을 유린한 데에 대한 사과가 아닌 “적절한 위로조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드 철회를 외친 1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상을 이야기 한 적 없다. 국가가 지켜주지 않은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우리 아이들 미래를 위해'사드 말고 평화'를 외쳤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그만 주민과 종교인들이 걸어온 1년의 시간을 기만하는 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불법적으로 임시배치 됐던 4월 26일, 대선 후보로서'국민의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사드 반입을 중단하라'라고 외쳤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본 기고는 '민중의 소리'와 공동게재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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