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2세기 원불교에게 묻는다
상태바
21세기가 2세기 원불교에게 묻는다
  • 관리자
  • 승인 2017.11.21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불교 문화진흥 및 문화교화를 위한 학술대회 열려

1면사진.jpg

원불교 문화진흥 및 문화교화를 위한 '21세기가 2세기 원불교에게' 학술대회가 11월 10일(금) 1시 서울 순화동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백여 명의 재가·출가교도 및 관계자가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교정원 문화사회부(부장 정인성)의 주최와 일원문화연구재단,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오정도 교무(교정원 부원장, 일원문화연구재단 이사장)는 “디지털 시대와 탈종교 시대 속에 원불교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잡고 개벽 종교로서의 원불교의 문화적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되는 학술대회가 원불교의 역동성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국제적인 학술교류의 장으로 나아가기를 염원”한다고 인사했다.


'21세기 종교문화의 새로운 모색 : 원불교의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신광철 교수(한신대학교 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는 “원불교는 문화원형 및 문화콘텐츠 발굴에 상당한 잠재력과 실천력을 구비하고 있다. 원불교의 이러한 잠재력과 실천력은 매체적(媒體的) 역량과 맞물려 있다. 원불교는 일찍부터 매체(media)를 활용한 '문화포교'혹은 '문화교화'에 교단의 역량을 쏟아 왔으며, 디지털 지식정보화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사이버 교화'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며 “원불교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한국종교사 및 근대사의 맥락을 고려하여 콘텐츠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 교단이나 교도와 같은 상층부뿐만이 아니라 신도 대중의 삶과 신앙의 고뇌가 반영된 콘텐츠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 기왕에 개발되어 있는 원불교 예술을 디지털환경에서 새롭게 재창조해내야 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언은 2세기 원불교가 문화종교의 길을 걸어 나감에 있어서도 유효할 것이다. 그러한 걸음을 통해 2세기 원불교는 사람들에게 빛을 제시하고, 더불어 공생하고, 미래 문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이재수 교수(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는 “지난 20세기 종교문화가 21세기 미디어와 플랫폼의 혁명의 격랑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2세기의 첫 장을 여는 원불교라는 종교의 출발이 시대에 맞는 불교라는 지향에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고 정의했다.

두 번째 발제자 허남진 연구교수(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는 '2세기 원불교와 문화인프라의 재구축-제도적 기반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원불교문화의 효과적인 대중화를 위해서는 원불교문화가 지니고 있는 의미와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통해 가능하다. 원불교의 종교적 가치를 문화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원불교 인문학 혹은 원불교 문화학적 사고가 절실히 요청되기 때문이다. 원불교 인문학 혹은 원불교 문화학을 통해 철저하게 원불교 교도뿐만 아니라 원불교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창구 혹은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원불교문화는 지속되는 물질개벽의 세계를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로운 낙원세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 이재규 겸임교수(우석대학교 융복합문화콘텐츠연구소)는 “원불교 내 문화담당부서인 문사부를 문화부와 사회부로 분리해야 한다. 사회부로 독립해야 할 대외협력업무의 과중함 때문에 문화활동에 대한 집중력이 부족한 현실. 문화부를 문화 전체를 통괄하는 문화원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세 번째 발표자 이도하 교무(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2세기 원불교의 문화예술일상기획- 개벽의 문화, 겸전의 예술, 원만일상'을 주제로 “소태산이 제시한 '개벽'과'겸전'은 미래사회에 던지는 적절한 진단과 대안적 해법을 모두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시대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서도 개벽과 겸전은 특별한 해법을 내어놓는다. 소태산의 정신개벽은 물질개벽과 무관하지 않다. 정신과 물질은 뗄 수 없이 엮여 있고 서로 공진화한다. 그리고 정신개벽은 물질개벽의 선용 또는 활용을 기반으로 구체화된다”고 강조하며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은 분리될 수 없고, 물질개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물질선용은 불가능하다. 개교동기에 묘사된 낙원은 모년 모월 모시에 갑자기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도도하게 흘러가는 파도 안에서 편협 되고 고정되지 않은 유연한 시각으로 시대와 마주하지 않으면, 물질의 노예생활도 남 얘기가 아니다. 물질개벽 시대에 대한 지나친 우려도 근거 없는 낙관도 내려놓고, 원불교 2세기에는 개벽의 문화와 겸전의 방법론, 일상의 디테일을 살려내야 한다”고 전망했다.


토론자 정도상 교도(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이사)는 “100년 전에 소태산이 깨달은 물질개벽만 곶감 빼먹듯이 빼먹으며 여기까지 오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때이다. 정신개벽을 제도 안에 가둬놓고 물질개벽을 공부하지 않으면, 제도 안에 갇힌 정신개벽을 석방할 길이 없다. 그런데 교단에서는 정신개벽이 제도 안에 갇힌 줄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치열한 용맹정진 없이 원만한 살림만 하는 것으로 발전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세기 원불교의 영상문화 -「겨울선방에 가다」제작기'를 주제로 발표한 유동종 감독(한국독립영화협회)은 “수행과 실천을 함께하며 삶의 중심을 찾는다. 직면한 문제를 영성적으로 다루며 그 대안을 제시한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당연하면 죽기로써 실행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도 부당하면 죽기로써 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실천의 궁극에는 무시선이 되어 어느 때 어디서나 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조성환 책임연구원(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과 김경묵 원장(인문디자인경영연구원)은 '인문디자인과 원불교 - 일원세계, 마음공부, 자기인식'을 주제로 “원불교 인문학을 정립하기 위한 첫 단계는 원불교의 교리와 사상 그리고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인문학은 대부분 서구 근대라는 틀에서 해석되어 왔다”며 “그러나 최근에 일본과 한국 학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중의 하나는 비서구적 근대성 또는 토착적 근대성에 대한 탐구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비 서구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통사상에 입각한 자생적 근대화 운동이 일어났는데 그 중의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의 개벽종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불교 역시 '종교'라는 근대적 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비서구적 근대화를 추구한 사상운동으로 재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