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 나는 동그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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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 나는 동그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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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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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채 교도(휘경여자중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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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을 통해 저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매주 금요일이면 저도 모르게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떠집니다. 그 이유는 '동그라미(휘경여중 원불교 학생회)'때문입니다. 다른 날에는 일어나는 몸이 무겁고 힘들지만 금요일 만큼은 20번 이상 동그라미에 출석하면서 제 생활에 적응된 듯 의무적으로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동그라미에 가는 이유는 하루도 똑 같은 적이 없었습니다. 의무감으로 간 적도 있었고 단지 초코 머핀이 먹고 싶어서 간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이유들로 매일 간 동그라미에서 저는 너무 값진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동그라미에서 저는 제 마음을 돌아보는 것을 처음 해보는 것 같습니다. 학생이면서도 항상 나름대로의 고민과 걱정이 많았었는데 제 자신을 돌아본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를 돌아봐야 하는 줄도 몰랐고 제 마음에 뭐가 있는지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 때 휘경여중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동그라미가 되었습니다.


학기 초반에는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솔직히 명상의 효과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명상을 왜 하는지도 몰랐고 그 조용한 짧은 순간이 답답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까만 마음들을 하나하나 버리다 보니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해졌고 정말 잡념이 사라졌습니다.


또한 내가 평소에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나도 많이 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날 명상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날은 창문 밖의 참새소리, 또 조금 늦게 온 다른 동그라미들의 문 여는 소리와 발자국 소리 때문에 마음을 비우는 것이 어려웠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들마저도 지금은 익숙해진 명상하는 나의 모습에 보탬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이러한 순간들 덕분에 동그라미에 꾸준히 와서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아니지만 처음보다 조금은 변화한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동그라미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같이 가는 친구들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동그라미를 올 때부터 친구들과 항상 교문 앞에서 7시 50분에 만나서 같이 가기로 했었습니다. 어느 날은 정말 피곤하고 몸이 무거워 동그라미에 가기 싫은 날도 친구들과의 약속때문에 헐레벌떡 준비하고는 했습니다. 동그라미에 가면서 친구들도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와서 처음 만나고 친해진 친구들과 같이 명상하고, 같이 교무님 말씀을 듣고, 또 같이 감사한 일을 적다 보면 그들에게서 저와의 차이점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주위에 피해와 상처를 주고 이기적인 저와는 다르게 제 친구들은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기쁘게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그것을 동그라미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명상의 힘이 더 커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 덕분에 감사할 일들이 더욱 더 많아진것 같습니다. 가끔 친구들이 작성한 감사한 일들을 보면 '저렇게 당연하고 사소한 일에도 나와 다르게 감사함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항상 열등감으로 가득 차있었던 제 부끄러운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항상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었고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휘경여중을 졸업할 때까지 남은 저의 길고 긴 시간 중 금요일 아침만큼은 동그라미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그만큼 동그라미에서 얻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2학년, 3학년이 되고 더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이 생겨도 동그라미에서 그 짧은 시간만큼은 제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매사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겠습니다. 그렇게 동그라미를 열심히 나오다 보면 제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생활하면서 큰 발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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