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邪心)이 정심(正心)으로 변하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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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邪心)이 정심(正心)으로 변하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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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5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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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24)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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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상대방의 괴롭고 슬픈 일에는 공감하기 쉬우나 상대방의 기쁘고 잘 된 일에 함께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누구나 배가 아픈 것이죠. 미운 사람 꼴 보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속성입니다.


이러한 내 마음의 어두운 부정성을 좌선수행을 통해 곧바로 바른 마음으로 전환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곰팡이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약재를 뿌려 문질러 닦는 것 보다 밝은 햇볕에 내놓아 바람을 쏘이면 자연히 해결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간의 도덕성 발달이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심리학자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 1927~1987)에 따르면 '인습 이전 수준(Pre-conventional level)'의 인간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또는 억지로) 올바른 행위를 하는 '벌과 복종의 단계'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가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되는 '도구적 목적과 교환의 단계'를 지나'인습 수준 (Conventional level)'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 수준에서 대인관계의 조화를 위한 도덕성 옳은 행동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기대에 맞게 행동하는 '개인 간의 상응(相應)적 기대, 관계, 동조의 단계'와 옳은 행동이란 사회질서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사회체제와 양심보존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합니다.


이후 '인습 이후 수준 (Post-conventional level)'에서는 사회계약 정신으로서의 도덕성 법과 질서가 무조건 옳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유용성에 따라 합의에 이르게 되면 바뀔 수 있는 '권리 우선과 사회계약'의 단계를 거쳐 도덕적 원리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양심적인 행위가 올바른 행위라고 보는 '보편윤리적 원리의 단계'라는 원숙한 지경에 들어간다고 주장했습니다.


콜버그는 말년에 '우주적 영생을 지향하는 단계'를 추가하게 됩니다. 이 단계는 진정한 도덕성은 우주적 원리(일원상 진리)와의 합일이라고 보는 단계입니다. 이는 붓다와 예수, 소태산과 같은 성인들의 지경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결국 콜버그가 주장하는 도덕성 향상의 길, 인간 완성의 길은 벌과 복종으로 이루어지는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라 지극한 수양의 결과로 정심을 얻는 데에서 완성된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전반에 흐르는 폭력적 기류, 진보와 보수 등의 이념으로 자신과 타자를 분리하는 패거리 문화, 자본의 갑질과 일방적 착취를 극복하는 길은 사회적 제재보다 보편적인 진리와 인간에게 내재된 양심에 호소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햇볕이 결국 바람을 이겨 지나가는 행인이 두터운 외투를 벗게 만든다는 이솝우화의 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결국 사심은 억지로 깨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도덕에 바탕한 수행으로 자연스럽게 정심으로 돌이키게 해야 합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인성교육' 역시 또 다른 주입식 교육의 한 과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명상과 마음공부를 통해 그 본래 취지를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인성교육진흥법'에서는 인성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합니다.


따돌림과 학교폭력으로 극단에 이르면 자살까지 내몰리는 아이들, 가해자도 피해자도 소중한 우리의 미래들입니다. 경쟁에 내몰려 영혼을 파 먹히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선과 명상을 통해 참된 성품과 역량을 기르게 하고 사심을 돌려 정심을 회복하도록 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요긴한 인성교육의 첩경이 될 것입니다.

※ 업로드 누락으로 인해 늦게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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