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비트코인 VS 강남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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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비트코인 VS 강남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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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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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담현 교도 (마포교당, 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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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 저절로 증식되는 현상을 막아야 할 것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 화폐의 고공행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대박이야기. '대학생부터 주부까지 가상화폐에 빠져 정신을 못 차려', '근로의욕을 상실한 봉급생활자들'언론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투기로 바라보고 있으며 정부 역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려 하고 있다. 외신들도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에 대하여 이해가 안 된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상화폐에 열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것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쉽게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넣은 1천만 원이 내일 2천만 원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일 2천만 원이 아니라 백만 원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 여기에 돈을 넣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를까. 아니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 넣는 1천만 원이 내일 5백만 원이 될 확률보다는 2천만 원이 될 확률이 높다고 강하게 믿기 때문이다. 바로 이 믿음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과도하게 높은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우리나라의 부자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돈을 벌었다.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땅이 갑자기 개발되면서 돈방석에 앉게 되거나 조금 모은 돈에 대출을 끼고 서울 강남이나 목 좋은 지대의 부동산을 사서 시세차익으로 돈을 벌게 된 경우가 많다. 당사자 개인이 노력을 통해 사회적 효용을 증가시켜 부를 축적한 것이 아니라 가만히 앉아서 혹은 투기를 통해 부를 축적한 것이다. 재벌들 역시 과거 부동산 개발로 많은 부를 축적하여 왔다. 즉 우리 국민들에게 부라는 것은 노력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오를 것이 예상되는 물건을 잘 잡아서 사두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지금도 그러한 추세는 지속된다. 전국의 많은 의사와 같은 전문고소득층 그리고 벤쳐 기업가들은 돈을 좀 모으면 그 돈으로 강남에 아파트나 상가를 산다. 뒤에 나오는 전문고소득층이나 벤쳐 기업가들도 뒤따라서 그 부동산을 사려고 하기 때문에 강남 부동산 시세는 계속 오른다. 하지만 이런 이들에 대하여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처럼 투기꾼이나 무모한 투자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케이블방송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잘한 연예인들에 대하여 대단하다는 식으로 보도하면서 대중의 부러움을 이끌어낸다.


서울 강남이나 아니면 목 좋은 곳의 부동산을 살만한 여유가 없는 사람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현재의 상태를 뒤엎을 것이 기대되지 않는 사람들은 가진 돈을 비트코인에 넣을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이 비싸면 '이더리움', 이더리움도 비싸면 아나운서 노현정의 남편인 현대가(家) 정대선이 개발하는 토종 가상화폐 '현대코인'이라도 살 기세다. 가격은 지금까지 올랐고 앞으로도 오를 것이기에. 부동산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고 부동산을 사는 것은 괜찮고 가상화폐를 사는 것은 무모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이들의 행동을 제지하는데 전혀 통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언론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을 무지몽매하고 한탕주의에 물든 한심한 이들로 매도하고,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시장을 단속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같이 부가 저절로 증식되는 현상을 막아야 할 것이며 성공한 벤쳐 기업가들이 번 돈을 부동산에 쏟아 붓지 않고 다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언론기사를 보니 서울 강남 부동산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 광풍은 시간이 지나면 정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오른 부동산가격은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 부동산불패의 신화는 계속된다. 부는 여전히 저절로 증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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