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익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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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익송
  • 관리자
  • 승인 2018.01.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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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유행가」(40) ㅣ 조휴정 PD(KBS1 라디오 PD,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김종서, '다시 난 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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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부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요? 처음 '죽음'이라는 걸 인식했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죽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르는 마지막 두려움이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가장 어려운 마지막 숙제입니다.


쓸데없는 연명술은 하지 말라고 자식들에게 당부하긴 했지만 죽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미리 말하는 것도 죽음이 멀리 있다고 느낄 때 부리는 교만일겁니다. 하지만, 저는 죽음이 두렵기에 오늘 하루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한없이 우울해지고 자신 없고 멍하게 보내는 시간도 많지만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며 '완전 연소'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도 늘 마음속에 새겨 보는데요, 첫째, 나를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 둘째, 밥 잘 사는 사람이 되자. 셋째, 후회 없이 도전하자입니다. 하지만 꼭 실천하고 싶지만 용기를 못내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장기기증입니다.


1994년, 특집캠페인을 하면서 장기기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고 당시 각막기증만 서약했는데 특히 김종서의 '다시 난 사는거야(1995년, 박주연 작사, 김종서 작곡)'를 들을 때마다 한쪽 끝으로 미루어놓은 시신기증 숙제가 떠오르고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난 떠나간 게 아니야, 그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뿐인걸. 늘 감싸주던 따스함 네게 배웠던 사랑을 난 보답하려해. 이제는 누군갈 위해 내 몸이 모두 다 쓰일 수 있게. 다시 난 사는 거야. 잠시만 기다려 주면 돼. 그 누구의 밝은 눈이 되어 다시 널 보게 될 테니“


지금까지 살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보살핌과 은혜 속에서 무사히 여러 고비를 넘겨왔습니다. 그 사랑에 보답하는 가장 위대한 마지막 선택이 장기기증이겠죠. 평범한 우리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일입니다. 그건 그야말로 떠나간 게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게 아닐 겁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인지, 어떻게 죽는 것이 '의미 있는 떠남' 인지 매일매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 노래는 장기기증과 관련된 노래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김종서 씨에게 직접 물어보니, 원래는 '영원한 사랑'에 관한 노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기자가 가사 때문인지 장기기증 노래라고 기사를 썼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굳혀졌다고 합니다. 김종서 씨도 이제는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고맙다고 합니다. 노래는 이렇게 듣는 사람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기도합니다. '다시 난 사는거야'는 제가 아는 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익노래입니다. 다소 엄두가 나지 않는 장기기증 운동이 노래 한 곡에 의해 감동적이며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김종서, 설명이 필요 없죠. 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시나위 시절의 김종서도 알고 있었겠지만, 저는 1992년 여름쯤 '대답 없는 너'를 처음 듣던 날부터 김종서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의 1집에 실린 모든 노래의 제목을 다 알고 있고 다 좋아했으며 노래방에서도 그의 노래를 정말 많이 불렀습니다. '지금은 알 수 없어', '겨울비', '아름다운 구속' 등 빅 히트곡도 많고 최근에는 예능에서도 특유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김종서 이지만 그가 노래를 잘 만들고 잘 불러서만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1990년대, 방송국 피디들에게 김종서는 언제나 섭외 1순위 스타였지만 그는 언제나 겸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변함없이 겸손합니다. 저 역시 변함없이 그의 열렬한 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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