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가정 만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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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가정 만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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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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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무의 '유림산책’(儒林散策) ⑯ | 박세웅(성호) 교무(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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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기 전에는 '아들', '형'이라는 명칭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제는 '여보', '아빠'라는 명칭까지 듣게 되니 가정이라는 이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무게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행복한 낙원가정을 꿈꾼다. 그러면 어떻게 낙원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정산종사는 『세전』에서 “가정은 인간생활의 기본이라, 사람이 있으면 가정이 이루어지고 가정에는 부부로 비롯하여 부모 자녀와 형제 친척의 관계가 자연히 있게 되는 바, 그 모든 관계가 각각 그에 당한 도를 잘 행하여야 그 가정이 행복한 가정, 안락한 가정, 진화하는 가정이 될 것이니라.”고 말씀한다.


사람이 행하는 것을 인도(人道)라고 말한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행해야할 이 당연한 길을 아는 사람이 곧 도를 아는 사람이고, 이 도를 행하면 그 가운데 덕(德)이 나타나게 되어 결국 가정·사회·국가가 은혜롭게 변하게 된다. 인도에 대해 맹자(孟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에게는 도리가 있는데 배불리 먹고 따뜻한 옷을 입어서 편안히 거처하기만 하고 가르침이 없으면 금수와 가까워진다. 성인(순임금)이 이를 근심하여 계(契)라는 신하를 시켜 인륜을 가르치게 하였으니, 부자간에는 친함이 있으며(父子有親), 군신 간에는 의리가 있으며(君臣有義),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으며(夫婦有別), 장유 간에는 차례가 있으며(長幼有序), 붕우 간에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朋友有信).”(『맹자』,「 등문공상」)


대종사는 과거에 모든 교주가 때를 따라 나와 인생의 행할 바를 가르쳤는데 그 중 유가에서는 우주 만유의 형상 있는 것을 주체삼아서 삼강(三剛)·오륜(五倫)과 인·의·예·지를 가르쳐 수·제·치·평(修齊치평)의 길을 주로 밝혔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오륜이 바로『맹자』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를 말한다. 오륜은 동양윤리의 도덕표준으로서 가정·사회·국가의 모든 규범이 이에 근본 하여 세워졌다. 그러나 시대를 따라 법이 해이해 지고 실천능력이 약화되어왔다. 이에 정산종사는 “부모와 자녀는 친함이 있으며, 위와 아래는 의리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는 화함이 있으며, 어른과 어린이는 차서가 있으며, 동포와 동포는 신의가 있으라.”로 함이 그 법의 본의를 살려서 과거 성현들의 뜻을 원만히 이룩하는 길이라고 말씀한다.


대산종사는 대종사와 정산종사의 뜻을 계승하여 오륜 중 가정의 도에 해당하는 부자유친은 부자자효(父慈子孝)하여 서로 친애하자는 것이요, 부부유별은 부부 사이에 예절을 두어서 가까운 사이부터 도리를 지켜나가자는 것이요, 장유유서는 어른과 젊은이 사이의 선후차서는 가려야 하되 불합리한 노소차별을 가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삼강(三綱)에 대해서도 “'충'(忠)은 신하로서 임금 섬기는 도를 말해 왔으나 그 진의(眞意)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남을 위해서 다 바쳐 무아봉공(無我奉公)함을 이름이요, 임금한 분에게만 바치라는 좁은 뜻은 아니다. '효'(孝)는 부모에게 효성을 다 하며 남의 부모까지라도 정성으로 받들고 한 걸음 나아가서 천지·부모·동포·법률 등 사은에서 이 몸을 얻었으니 사은에게 널리 보은을 잘 하는 것이 큰 효이다. '열'(熱)은 한 여인과 한 남편이 서로 절조를 지키는 동시에 이 몸이 진리에서 나왔으니 진리에 배반치 않는 절개가 참 열이다.”라고 말씀한다.


과거 유가에서도 낙원가정 만드는 길은 있었다. 원불교에서는 인도중심의 유가정신을 계승·발전시켜서 새 시대에 맞는 새 법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유가 성자들의 본의를 이 시대에 더욱 드러내고, 그 뜻을 원만히 이루게 하는 길을 밝혔으니, 만약 공자가 원불교에 방문한다면 참으로 기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가 이처럼 원만한 대종사의 교법을 만났을 때 가정의 도와 덕을 부활시켜 낙원가정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 이런 일을 남에게 미루면 그 사람은 진리로부터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진리가 남김없이 힘을 밀어준다고 하셨다. “반드시 법받아 행하는 그 길에 영원한 낙원이 함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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