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법 바퀴가 이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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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법 바퀴가 이곳까지
  • 관리자
  • 승인 2018.11.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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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의 일정이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다. 한국은 폭염이 시작될 7월 중순이지만, 이곳은 그늘 밑에서 그럭저럭 버틸만한 날씨였다. 특히나 비가 내리지 않는 영국의 날씨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티벳 불교가 유럽에서는 교황보다 유명한 달라이라마라는 걸출한 '스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일행이 방문한 까규삼예종(Kagyu Samye Dzong) 티벳 불교센터는 1967년에 설립된 스코틀랜드 까규삼예링(Kagyu Samye Ling) 수도원의 지부로 1998년 4월에 처음 문을 열었다. 센터는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런던의 중심가에 큰 공원을 앞에 끼고 보란 듯이 자리 잡고 있다.


티벳 불교는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겔룩파를 비롯해 까규파, 사까파, 닝마파 4대 종파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까규삼예종은 이름처럼 까규파의 사원으로 달라이라마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걀왕 까르마파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센터 설립자인 라마 예셰 로쌀 린포체(Lama Yeshe Losal Rinpoche)가 이끌고 있다. 얼핏 보면 중국 무협 영화의 사부(師傅)같은 모습이지만 빙긋이 웃을 때면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그에게 일행들은 이번 유럽 탐방중에 가장 많은 질문을 쏟아 냈다.


그에게 “유럽인들이 달라이라마와 티벳불교에 매료된 이유”를 묻자, “유럽인들은 상좌부의 남과 여, 출가와 재가 간의 불평등한 모습이나, 일종식(하루 한 끼만 먹고 수행하는 것)과 같은 일상 의례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선불교는 특유의 과격함, 예를 들어 죽비로 내려치는 등의 파격을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그러나 자비에 바탕해 자세한 교학으로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유머러스하면서 솔직하게 밝힌다.


린포체는 센터의 구석구석을 손수 앞장서 안내하며, 일행들의 질문을 주의 깊게 들으며 빠짐없이 답변을 했다. 이곳 역시 불자와 비불자 모두에게 마음공부의 장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불교 강좌, 명상 수행, 동양의학, 요가·태극권 교육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그리 크지 않는 센터 안에는 법당과 도서관, 아담한 찻집을 운영하며, 불교도서와 향, 명상 도구 등을 팔고 있다. 필자도 도톰하고 아담한 명상 방석을 하나 구매했다. 저녁 퇴근시간을 이용해 법당에 앉아 티벳어 발음으로 불경을 독송하는 영국인들을 뒤로하고 센터를 나섰다. 린포체는 해맑은 얼굴로 계단까지 따라 나와 손을 흔든다.


'부처님의 법 바퀴가 이곳까지 굴러왔구나'저절로 한생각이 들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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