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교도가 주인돼 교화에 불붙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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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교도가 주인돼 교화에 불붙어야”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02.20 20:04
  • 호수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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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이 만난 사람┃박오진 서울교구 교의회의장

 

4면) 박오진 교의회의장 (2).JPG

 

 

[한울안신문=강법진] '공부인'에게 신앙은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다. 그를 만나고 한동안 충격과 다행함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1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원불교교전> 사경을 해왔다는 그는 '교화'라는 두 글자만 나오면 다소 진취적이고 때론 파격적으로 변했다.

“교무님, 재가단체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요?”라는 역질문으로 시작된 인터뷰는 “개 교당 교화가 살아나야 해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신진대사가 안 이뤄지면 단체든, 조직이든, 교무든 살아남을 수 없어요. 이제는 대중의 뜻이 교당교화로 모여야 해요. 저는 (임기 3년간) 할 수 있는 일을 외면하지도 않을 거고 게을리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것은 제 인생이니까요”라는 말로 이날의 인터뷰를 휘몰아쳤다.

지난해 서울교구 교의회의장으로 선출돼, 앞으로 3년간 재가출가 교도들의 마음과 힘을 모아 서울교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박오진 교의회의장(강남교당 교도회장). 여의도교당에서 진행된 봉공회 월례회에서 지지발언을 하고 만난 그는 고민이 깊었다. 노령화 되어가는 교도들과 아직도 재가를 출가의 상대 개념으로 바라보는 교단의 현실에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할래?'라는 물음을 자꾸 던지게 되는 까닭이란다.

 

교화는 선택과 집중! 선방과 어린이합창단 추진 염원

취임 후 그가 제일 먼저 교구사무국에 요청한 것은 서울교구 63개 교당들의 현황이다. 빠른 시일에 교구 내 교당을 전체 순방할 계획도 세웠다. “교당은 지역사회에 열려 있어야 해요. 언제든 영성을 맑히고 마음을 쉬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며 그는 교당마다 선방을 개설하자는 데 중의를 모을 생각이다. 다음은 교구 교화기획위원회와 함께 교당 혹은 지구 단위 '어린이합창단'을 창단해 성가문화를 활성화하고 어린이교화는 물론 지휘자와 반주자로 활동할 청년인재들을 키워 미래세대를 양성할 계획이다. 짧은 임기지만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결실을 맺어 교도 인재풀을 확대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신진대사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동맥경화처럼 막힌 곳을 뚫는 게 중요하다. 서울교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묻자 '지구 역할에 대한 재고'라고 말했다. 지구 편제에 원칙이 없다는 그는 가까운 교당들이 뭉쳐서 교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구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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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출가가 교화의 두 축으로

그는 무엇보다 재가가 교화에 불이 붙어야 한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재가가 교화에 불이 붙어야 한다는 것은 재가가 교당의 주인이 돼야 한다는 뜻이에요. 많은 교당들이 교도가 교당의 손님처럼 다녀갑니다”라며 재가의 교화 마인드를 살려내 기울어진 교화구조를 균형 잡기 위해 교도회장단들과 잦은 만남을 갖겠다고 말했다. 재가도 출가와 함께 교화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 이는 '동행, 재가출가 함께하는 활불공동체 구현'의 교구비전과 맞물려 있다.

 

“교구는 교당마다 선방을 개설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재가교화자 양성에 모티브가 될 어린이합창단 창단·운영에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각 교당은 청소년교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청소년담당교무들의 사기를 높여야 합니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한 지구의 주된 역할은 '지구별 청소년교화 활성화'에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교구가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 입주함으로써 맞게 될 서울교화의 미래에 대해 묻자 “공간에 맞는 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에 매진해야 합니다”며 “미래교화의 새로운 전기가 될 청소년이나 지역민에게 문을 활짝 열어야”한다고 호소했다.

 

행복의 비결은 어디서 오나

“원불교를 오래 신앙하게 되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얼마나 은혜로운지 배우게 됩니다. 내 삶이 은혜로워지면 생각과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관계가 좋아지죠. 또한 어떤 경계가 와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알게 돼요. 그러면 남 탓을 하지 않아요”라고 말한 박오진 서울교구 교의회의장. 인터뷰에 동행한 신입교도 기자에게 던진 그의 신앙고백은 숱한 인연을 원불교와 맺어준 교화의 저력이기도 했다.

“장인·장모가 행복하게 사는 이유는 원불교에 있는 것 같다”며 사위 둘이 스스로 입교해 지금은 강남교당 법회 사회자를 맡고 있다는 가족교화 이야기 끝에 “손주들도 나를 보려고 교당에 나옵니다. 일요일이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라며 앞으로만 돌진한 것 같던 그가 다시 편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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