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신념과 원대한 희망, 그 안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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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신념과 원대한 희망, 그 안의 평화
  • 황상원 교무
  • 승인 2019.04.24 13:01
  • 호수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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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있어서 행복한 삶과 의미 있는 삶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삶이 고단하고 어려운 가운데 법신불 전에 심고 모시는 재미로 살고 있다는 한 제자의 말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어떤 어려운 환경도 능히 돌릴 수 있는 공부인의 재미의 근원은 ‘굳은 신념과 원대한 희망’이라고 답했다.

굳은 신념이란 말 그대로 진리에 대한 신념이자 경계 따라 출렁이지 않는 확고한 믿음이다. 원대한 희망이란(grand hope), 영어전서에 되어 있는 것처럼 위대하고 높은 희망이다. 언답을 막았던 선진님들, 낮에 일하고 밤에 스승님을 모시고 공부를 하는 동안 새로운 교단이 이룩되는 것에 대한 원대한 희망과 재미가 진진했다는 그 희열감! 현재 우리는 그 맛에 얼마나 심취해 있고,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몇 달 전 뉴질랜드 항공에서 협찬한 글로벌 여성 모임이 있었다. 약 30명의 여성들은 전 세계에서 글로벌 여성에 조직되어 현시대의 난제들을 논의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며, 대안을 제시한다. 그 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 여성분이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현재 아이 다섯을 키우고 있는데 정말 제 삶이 말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글로벌 여성이 하는 일은 제 삶과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당연직 일부인 거죠.”

더 스프링(The Spring)이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하여 아이들의 생일잔치 기금 등을 모아 아프리카 물 보급 운동을 시작한 ‘스캇 해리슨(Scott Harrison)’은 얼마 전 구글에서 약 5만 달러를 받았다. 아프리카 물 보급운동은 오래된 역사를 가진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댄스클럽 DJ로부터 삶의 무료함을 느낀 스캇은 어느 날 마약과 술, 마작클럽의 유흥에서 벗어나, 유니세프 등 유명한 자원봉사에 신청했다. 하지만 모두 기각됐다. 그러던 중, 약 5백 달러의 돈을 내면 자원봉사를 시켜주겠다는 곳에서 승낙을 받았다. 이 단체는 크루즈에 의사와 간호사, 기계를 싣고서 미국에서 아프리카로 자원봉사를 떠나 일그러진 얼굴 수술 및 환자들을 돌봐주는 단체였다. 이곳에서 봉사하고 돌아온 스캇은 인간의 가장 근원인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리비아 및 전 세계인들에게 순수한 물을 보급하려는 프로젝트를 벌인다. 현재 몇 억의 멤버를 모집하고 있는 스캇은 만나는 이마다 감동을 이끌어 내는 굳은 신념과 원대한 희망이 있었다.

현재 미주의 어느 대학교에 재학 중인 예비교무들도 대각개교절 보은행사로 개인 생일잔치 대신 기금을 이곳에 보내기로 했다. 그에게 대중의 기운이 몰리고, 기금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고 있다. 반대로 만일 나에게 대중의 기운도 없고 기금도 없으며 기운도 없다면, 현재 나는 굳은 신념과 원대한 희망이 없는지도 모른다. 개인은 물론 교단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삶의 일부가 될 때까지.

일전에 익산 총부 상록원에서 군부대에서 자원봉사 나온 10명을 방금 입교시켰다며 좋아하던 법사님을 뵌 적이 있다. “나는 많이 늙었지만, 아직도 가슴이 뛴다. 누구라도 이 법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그렇게 만든다.” 나도 과연 칠팔 십의 나이에 그럴 수 있을까? 글로벌시대에 능히 모든 환경을 돌려 힘의 원천을 만들 수 있는 굳은 신념과 원대한 희망이 나에게는 얼마나 있을까. 깨침의 4월이었으면 좋겠다.

 

황상원 교무

 

 

 

 

 

 

 

 

 

[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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