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회가 즐거워야 교도가 행복한, 목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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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가 즐거워야 교도가 행복한, 목동교당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09.18 16:24
  • 호수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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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화지형을 그리다
김홍기 교무가 육군훈련소 당시 원불교 종교활동을 했던 청년(김수영 구청장 비서_을 소개하며 반가움과 감사함을 전했다. 

원기67년 화곡교당의 연원으로 문을 연 목동교당은 37년간 세 차례나 이름이 바뀌었다. 교당 신설 당시 강서교당으로 출발해, 원기84년 현 교당을 신축하며 양천교당으로, 원기99년 목동교당으로 변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번 지어진 이름을 여러 차례 바꾼다는 게 쉽지 않지만, 그 변천사만 보아도 지역교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교육중심지로 대치동에 이어 대한민국 사교육 2번지라 불리는 목동은 인구 46만 명의 양천구를 대표하는 지역이다. 목동교당 역시 양천구 유일의 교당으로, 그 부담감이 적지 않다. 대지 274.38㎡(83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지어진 목동교당은 지하에는 청소년실, 1층은 사무실 및 교육장, 2층은 대법당, 3층은 소법당, 4층은 생활관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이곳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으로 40대 젊은 남자교무가 주임으로 부임해 왔다. 그래서일까. 일요예회에 참예한 교도들의 독경·성가 소리가 밝고 씩씩하다. 교도들 면면히 쳐다보아도 결코 젊은 나이는 아닌데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법회가 즐거운 교당, 목동교당의 일요일을 찾아갔다.

 

초대법회가 따로 있나요?

제13호 태풍 ‘링링’이 전국을 휩쓸고 간 9월 둘째 주 일요일. 초대법회 날도 아닌데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법회에 참석했다. 밤새 주민들의 태풍 피해 걱정에 가슴을 졸이면서도 이날 원불교를 찾은 까닭은 평소 김홍기 주임교무의 지역사회 교류활동을 눈여겨본 탓이라 한다. 이날 설교는 ‘우리시대 영웅은 누구인가’란 주제로 전달됐다. 김 교무는 “우리가 살면서 숱한 영웅을 만나지만, 시대를 초월해 영웅이라 불리는 사람을 ‘성자’라 한다. 성자는 세상의 마음난리를 평정하는 법을 알려준 분”이라며 대종사와 구인선진뿐 아니라 우리도 그런 성자가 돼야 한다고 설교했다. 이어 지역사회를 위해 밤낮없이 뛰는 구청장 역시 이 시대의 영웅이라며 감사의 박수와 선물을 전달했다.

김 교무의 설교 단상에는 늘 그렇게 선물이 준비돼 있었다. “언제 새로운 인연이 찾아올지 모르는데 1년에 한번 초대법회를 여는 게 맞는가. 단 한사람이라도 그를 위해 준비해 둔 마음, 그것이 교화 아닐까.” 값비싼 선물이 아니어도 좋다. 그에게는 정성이 교화였다.

목동교당 교도들의 우렁찬 독경소리.
김수영 구청장과(앞줄 왼쪽), 교도회장

이왕 할 거면 즐겁고 폼나게

올해 부임 2년차, 김 교무는 사실 정책인사와 다름없다. 40대 젊은 남자교무라는 꼬리표에 맞게 그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프리젠테이션을 활용한 설교다. 이를 위해 LED TV 모니터도 2대 구축했다. 육군훈련소 군교화를 통해 쌓은 베테랑 실력도 있지만 일반교도들을 상대로 사진과 영상, 짧고 굵은 문장으로 그때그때 설교안을 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초반부터 용단 있게 나간 뜻은 법회의 꽃은 설교이며, 교당은 밝아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교도들의 독경 운곡이며, 교도 전체가 마치 합창단처럼 부르는 성가 하모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조만간 교화단을 재편성해 법당 뒤편에 사진 게시판도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도들에게 교당 근처 사진관에서 명함사진을 무료로 촬영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김 교무는 “청소년교화는 일반교화를 잘하면 따라오게 돼 있다. 부교무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울타리가 돼 줘야 한다”며 박대현 청소년담당교무와의 교화호흡도 전했다.

무시선 무처선의 공부인

법회를 마치고 교도들이 9월 교화단회를 진행했다. 회화주제는 상시응용주의사항 3조 ‘노는 시간이 있고 보면 경전 법규 연습하기를 주의할 것이요’이다. 인터넷 법문사경 26번째라는 최인권 교도회장부터, 어려운 경계를 당하면 자신도 모르게 염불이 나온다는 박원해 교도, 전철을 타면 일원상 서원문과 영주 외우는 게 습관이 됐다는 김화연 교도, 성가 사경은 물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음방송 교리강좌로 공부한다는 허명성 교도는 잠들기 전에는 호흡으로 단전을 챙기고, 뒷산 산책을 할 때는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일원상 서원문에 일심을 모은다며 일상이 수행의 연속인 삶을 흔연스레 나눈다.

김 교무는 “교화라는 게 안으로 기도소리, 목탁소리가끊이지 않아야 하지만, 밖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실다운 법”이라며 현재 발 딛고 있는 지역사회에 교당 문턱을 낮추기 위해 수요선방(선방장 강수근 교도)과 댄스반·기타반을 운영하고 있고, 지역사회 테니스클럽 활동에도 적극 참여중이다.

시일의 장단은 있을지라도 두드리는 곳에 교화의 희망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자교화단 하는 모습
여자교도들이 교화단회 활동을 통해 서로의 공부모습을 나누고 있다. 
목동교당 약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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