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그리운 대종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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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그리운 대종사님
  • 전정오 교도
  • 승인 2019.09.25 23:03
  • 호수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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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부진한 일자리 지표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의 혼란스러운 국제질서는 모두 트럼프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중 분쟁이나 한·일 분쟁에서 보듯이 분쟁에 사용하는 수단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수준으로 그 강도가 매우 크다. 국가 지도자들은 더 이상 존경받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으며, 정의와 공평을 따르지 않고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만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타국에 해를 미치고 자국에만 이익이 되는 정책들은 상대국의 보복을 불러와 결국 서로에게 손해가 되는 어리석은 정책이다.

일본의 아베 수상도 한국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용하면서,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 규제 등으로 트럼프가 보인 행태를 따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일본에 대응하는 수출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어 결국은 ‘너 죽고 나 죽기’식이 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암울한 환경 속에서도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에서 일본산 부품을 국산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부품·소재 국산화는 30여 년 전 필자가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당시부터도 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의 단골 메뉴 중 하나였다. 그 오랜 기간 말로만 외치던 부품·소재 국산화가 아베 덕분에 길이 열리게 됐다. 그런 면에서는 정말 ‘땡큐 아베’이다. 대기업 총수의 결단이 없으면 부품·소재의 변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일정 기간의 경제적 손실 때문에 부품·소재 국산화는 감히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도 불확실한 매출처 때문에 신규투자하기가 참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한 가지 더 다행스러운 일은 우리 젊은이들이 그간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일본에 종속되어 있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은생어해(恩生於害)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독일이나 일본을 침탈하는 대신에 경제부흥에 도움을 주고, 그동안 세계 국방비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며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해왔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안전하게 해상운송을 할 수 있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미국은 강자의 도를 잘 지켜 온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집권하면서부터 모든 걸 경제 논리로 접근하다 보니 더 이상 영원한 강자이기를 포기하는 듯하다.

대종사께서는 강자·약자진화의 도를 밝히시면서 “천하의 강자여! 영원한 강자가 되고 싶거든 약자를 강자로 만들어 주라. 천하의 약자여! 영원한 약자를 벗어나고 싶거든 강자 되는 법을 배워라”고 가르쳐 주셨다.

필자는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대종사님이라면 어떤 가르침을 주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그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일본 경찰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우리 원불교가 생존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대종사님의 지혜가 그립다.

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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