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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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9.11.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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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밭 천일야화4


어릴 적, 새벽기도 가시는 어머니의 기도를 가벼이 여겼습니다. 그 기도의 내용이 무엇인지 들어보지 않아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식들에게 건강과 지혜를 달라는 기도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늘 나라를 걱정하는, 일종의 면죄부 같은 내용으로 마무리 하시는 어머니의 기도. 그런 기복 기도는 하늘에 닿기도 전에 기도발이 떨어져 하나님이 듣지 못할 거라며 내심 어머니의 부아를 채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의 기도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집 와서 보니 시어머니는 매번 갓바위와 사리암에 올라가셔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자식 다섯이 시험을 칠 때마다 갓바위로 달려가셨고, 심지어 저와 남편이 맺어지도록 삼천배를 하셨다는 어머님. 그래서인지 자식들은 원하는 학교에 모두 들어갔고, 전 남편과의 세번째 만남에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아마 어머님의 기도가 저의 두 눈을 가렸나봅니다.

원불교 교무님들과 교도님들이 진밭교의 거센 바람을 뒤로 하고 맨바닥에 앉은 지 1000일이 다 되어갑니다. 그 첫 날을 저는 기억합니다. 누구의 제안인지 모르지만 진밭교 다리 위를 막아선 경찰들에 항의하며 교무님들이 그 자리에 바로 앉으셨습니다. 누군가가 급히 깔개를 갖다드리고, 무릎담요를 덮어드렸지요. 우리도 당황해서 어떻게 할지 몰라 허둥댔던, 그 날이 1000일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진밭교 입구에 작은 기도소가 마련되어 비나 눈이 오는 날은 그곳에서 아침 평화기도를 드립니다. 그 ‘진밭교당’ 안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00일 가까이 기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자식의 안위와 건강을 위한 어머님들의 기도도, 길거리 미사를 집전한 신부님들의 묵상도, 하늘을 찌르는 백창욱 목사님의 설교도, 매일매일 팔뚝질하는 평화지킴이들의 구호도, ‘민들레합창단’ 어머님들의 노래소리도, 이 세상 모든 생명의 존엄과 안녕을 위한 원불교 교무님들의 천일 기도와 더불어 세상을 좀더 좋은 곳으로 이끄는 놀라운 힘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평화의 기도로 세상의 꽃을 피우시는 원불교 교무님들과 교도님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글/  연리지딸기농장 조은학 

♣ 2017년 3월11일에 시작된 소성리 진밭 평화기도가 오는 12월 5일 1000일을 맞는다. 천일의 기도 적공을 통해 축적한 평화의 몸짓과 평화의 바람을 한울안신문 온라인뉴스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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