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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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 손승조 교도
  • 승인 2019.12.18 00:14
  • 호수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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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그렇지 않아도 복잡다단하고 빠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세상에, 보험약관이나 휴대폰 요금제 같은 제도들은 정말 난해한 외계어처럼 우리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오죽했으면 어느 탤런트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라는 말이 시중에 유행했을까.

반대로 의외로 단순하게 살아가는 생명체가 하나 있으니, 바로 고슴도치라는 동물이다. 아무리 무서운 약육강식의 정글이라 해도 그 고슴도치의 행동은 엉뚱할 정도로 단순하다. 덩치가 큰 적을 만나면 그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은 단지 몸을 둥글게 말고 가만히 있는 것뿐이다. 그 단순한 동작 하나가 포식자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 된다.

이것에 대해 최근에 재독을 마친 <GOOD TO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에서 이를 ‘고슴도치 콘셉트’로 설명하고 있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생명에 직결될 정도로 본질적인 콘셉트를 이르는 말이다. 이 책의 첫머리는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Good is the enemy of great)”라는 말로 시작한다. 위대한 것이 못 되는 이유는 좋은 것에 안분자족 하며 눌러앉아 버리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대종사님의 위대한 가르침이 진정 위대한 것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지금 눌러앉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 되는 이치’라는 교조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장 열정을 가지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축적을 이뤄야 한다. 그런 돌파구를 찾을 때, 단지 ‘좋은 것’에서 벗어나 ‘위대한 것’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전제 조건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이끌어 나갈 단계 높은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고슴도치 콘셉트를 발견한 후 전체 과정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 나가는 규율과 책임감을 가진 ‘적합한 인재’가 함께 해야 한다.

연말을 맞아 오늘도 우리는 안분자족 하며 만족하고 있는 돼지가 되어 있지 않은지 자문해 보고 싶다.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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