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입교의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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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입교의 동기
  • 전낙원 교도
  • 승인 2019.12.24 19:15
  • 호수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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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 불러요5

지난해 7월 4일 교도증이 나왔으니 입교한 지 1년 반 정도 됐다. 우연한 기회에 서울원음합창단의 지휘자로 부임하게 돼 지도하던 중, 성가 가사의 뜻을 알아야겠기에 <정전>을 읽어보니 빈틈없이 완벽한 법에 반해 입교를 결심하게 됐다. 마음공부로 나의 많은 결점을 보안해 나가고 싶었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말이 빠르고, 화통한 사람은 웃음소리가 시원하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조근조근 얘기하듯, 성격이 그 사람의 말투를 형성하게 된다. 노래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불안함이 있으면 숨이 불안하여 빈 소리를 내게 되고, 강하게 내고 싶은 욕심이 있으면 소리를 밀어내게 되어 목이 상하게 되고, 아름다운 음색을 내고 싶어 이쁘게 만들면 목이 조여오기도 한다. 성격이 그 사람의 노래를 형성하게 된다.  

오페라 가수가 지금의 아이돌 가수들처럼 부와 명예를 누리던 벨칸토 시대(18~19세기)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가장 동경하던 화려한 직업 중 하나였기에 사람들이 훌륭한 스승을 찾아 노래를 배우고 싶어했다. 훌륭한 스승이라고 하면 당대 최고의 오페라 가수 출신으로 일명 ‘대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제자를 고르는 기준이 의외로 목소리가 아니었다. 

우선 감성적인 사람인가, 자매예술-시·문학·그림 등-에 조예가 있는가, 진실한 성격인가, 과시욕이 없는가 등 노랫소리 한번 안 듣고 이 기준에 통과한 사람을 제자로 받아들여서 5~6년 데리고 살면서 최고의 가수로 만들었다고 한다. 성품이 진실 되고, 감성이 풍부하면 노래는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사라진 벨칸토 발성법이기에 직접 들어볼 수는 없지만, 문헌을 통해 읽어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진실한가? 나는 과시욕이 없는가? 나는 감수성이 풍부한가? 자매예술에 조예가 있는가? 목에 탁 하고 걸린다. 그 기준에 적합하지가 않다. 이미 노래를 평생 업으로 살아왔다. 노래 두 곡 부르고 대학에 들어갔고, 노래 두 곡 부르고 국방부 군악대에 들어갔고, 노래 두 곡 부르고 취직했다. 지금도 어디든 가서 노래 몇 곡 부르고 자력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성격이 이래서 노래를 잘하기는 어렵다고 문헌에 나와 있으니, 참 가슴이 아픈 일이다. 

나의 안 좋은 성격들은 노래뿐만 아니라 모든 순간마다 나와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 아내가 나 때문에 팔자에 없는 고생할 때마다 ‘이번 생에 어쩌다가 날 만나 이렇게 고생하시고 복을 지으시니, 당신 다음 생은 내가 보장합니다’ 하니 처음에는 웃더니, 요새는 끄덕끄덕 한다.  

노래도 잘 하고 싶고,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고 살고 싶은데 나의 성격이, 정신이, 내 마음이 내 맘 같이 안 된다. 마음공부가 모든 공부를 총섭하고, 인화하는 기술이 모든 기술을 총섭한다는 정산종사의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진다. 원불교에 입교할 때, 공부하다 보면 나의 마음을 나의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그러면 나의 노래도, 나의 생활도 진급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다. 

1년 반이 지나 생각해 보면 나아진 점도 있고, 오히려 새로운 경계들을 만나 어렵기도 했다. 그러나 막막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대종사께서 가르쳐 준 방법을 알았으니 희망이 있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 받아 낙원세상으로 가고 싶다. 

이번 생에 갈 수 있을지 다음 생에 갈지 알 수는 없으나 가고 싶은, 가야 할 곳이 있으니 나는 행복하다. 원불교가 참 좋다.

*그동안 연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1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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