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바로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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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바로 서야
  • 한덕천 서울교구장
  • 승인 2019.12.24 21:32
  • 호수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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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천 서울교구장 새해 인사

 

경자년 새해는 우리 스스로 선택한 새해가 아니라 법신불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법신불이 주신 새해에는 빈곤·무지·질병·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희망이 되고, 남과 북에는 평화의 훈풍이 불고, 대립과 갈등이 날로 심해지는 이 나라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더해져 나라의 복조가 밝게 열리길 축원합니다. 또한, 교도님 가정마다 은혜는 입을지언정 해독은 입지 않고, 진급은 될지언정 강급이 되지 않는 새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맞이할 원기105년(2020) 새해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까요?

그동안 기술의 발전을 보노라면 우리가 맞이할 새해는 흥미로우면서도 무섭고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두려움은 대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온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를 공부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질개벽은 시대를 겹쳐가면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질개벽은 과거와 같은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물질개벽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졌지만 반면에 마음을 치유해야 할 사람들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신개벽이 더욱 요청되고 있지만 물질개벽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고통받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가고 있습니다. 

정신개벽을 개교의 동기로 삼는 원불교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대종사님은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통해 그 길을 밝혀주셨습니다. 여기에 맥을 대고 길을 찾고 길을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산종법사께서는 사물의 근본이 서면 도는 저절로 생겨난다는 뜻으로 기본이 바로 서야 길이 생김을 이르는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을 자주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서울교구는 개교의 동기를 구현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 이 나라에, 이 사회에, 교단에 그리고 우리 각자의 삶에 은혜를 심었으면 좋겠습니다. 즉 기본을 바로 세워서 파란고해로부터 광대무량한 낙원의 삶을 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각 교당마다 가정마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으로 거듭나고,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삶을 새롭게 하여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깁니다. 서울교구는 기본을 바로 세우면서 교화기획위원회의 제안을 실현하여 ‘동행, 재가출가가 함께하는 활불공동체’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교당은 기본을 바로 세우는 중심입니다. 교당은 원천수가 솟는 샘물이 되어야 합니다. 원천수가 솟지 않는 우물은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새해에는 교당마다 생수가 솟고, 그 생수를 마시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드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기본을 바로 세우는 길은 신성(信誠)에 있습니다. 신성을 새롭게 하여 기본을 바로 세우고 세상에 생수를 공급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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