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별에 가야 내가 바라던 꿈이 이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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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별에 가야 내가 바라던 꿈이 이뤄지겠지
  • 박선국 교도
  • 승인 2020.01.23 17:56
  • 호수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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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마음공부6

 

애드 아스트라(Ad Astra, 2019) 감독 : 제임스 그레이출연 : 브래드 피트(로이), 토미 리 존스(클리포드)
애드 아스트라(Ad Astra, 2019) 감독 : 제임스 그레이출연 : 브래드 피트(로이), 토미 리 존스(클리포드)

우주비행사가 되기를 원하는 미 육군소령 로이 맥브라이드는 어느 날 우주 안테나에서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여 지구로 추락하게 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된다. ‘서지’라는 이상전류급증현상으로 지구와 인류가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된 로이는 지적 우주생명체를 찾기 위해 기획된 ‘리마 프로젝트’의 대장으로 참여했다가 실종된 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가 그 해결의 열쇠임을 알고 아버지의 옛 동료와 함께 그가 있으리라고 예상되는 해왕성으로 길고 긴 여정에 오르게 된다. 그의 영웅인 아버지 그리고 이제는 모든 이들의 적이 된 아버지.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를 막아야 한다는 임무를 맡게 된 로이의 선택은 무엇일까?

영화해설과 마음보기 
‘애드 아스트라’는 미래 사회를 무대로 한 SF영화이며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액션 어드벤처 영화이다. 또한 사건의 비밀을 밝혀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는 나를 찾아 먼 길을 떠나는 한 인간의 로드 무비이다. 

영화는 주인공의 여정에 따라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지구-달, 달-화성, 화성-해왕성, 해왕성-지구다. 각 부분은 주인공의 심리상태에 따라 각 부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처하는 주인공의 태도와 독백을 통해서 잘 표현해 준다. 

지구-달로의 여행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 뒤돌아보게 된다. 누구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꺼려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느낌이 없는지 자신에게 묻는다. 달에서 화성으로 가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 속에 억눌려 놓았던 자신의 감정들을 들추어내게 된다. 그의 아버지도 같은 과정에서 느꼈을 슬픔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을 직면하고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화성을 거쳐 해왕성으로 향하며 그는 끊임없는 생각과 고뇌 속에 빠져 방황한다. 지금까지 부정하려 했던 자신의 내면 모습들을 겉으로 끄집어내어 하나씩 하나씩 직시하며 자신과 대면한다. 마침내 아버지와 해왕성에서 극적으로 조우하지만, 또다시 그와 헤어지게 되고 결국 그는 홀로 지구로 귀환한다. 똑같은 여정을 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자기 욕심에 휩싸여 또다시 같은 선택을 하였고 아들인 로이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신을 비춰보고 다른 답을 얻은 것이다.

이 네 부분의 여정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먼저 갔던 길이며 주인공은 그 길을 따라가며 아버지가 느꼈을 감정과 고뇌를 함께 하고자 한다. 주인공에게 아버지는 이 세상을 이끌어나갈 표준이었으며 절대적인 우상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여정을 통하여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그저 어린 시절 기억과 추억으로 만들어낸 아버지의 허상이 드러났을 때 그는 우주비행사가 되기를 원했던 이유가 그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지구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정신적, 신체적 편안함을 먼 우주에 가면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의 주위 가까운 인연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통하여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스스로 타인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유일한 장면이 있다. 바로 지구로 귀환하여 구조되면서 손을 내밀어 잡게 되는 장면이다. 그 장면은 타인과의 정신적, 신체적 무관계화와 불소통에서 살았던 주인공이 자신의 틀을 깨고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는 무표정한 듯, 불만이나 화가 가득한 듯한 주인공의 거울에 비친 표정을 보여주며 시작하여 편안하게 미소 짓는 마지막 모습으로 끝맺는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바뀌게 했을까? 그는 아버지가 한 선택과 다른 선택을 하였고 그럼으로써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새로운 자신만의 길을 가게 된다. 조건이나 이유보다 지금 여기에 충실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1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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