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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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 정상덕 교무
  • 승인 2020.02.18 19:23
  • 호수 11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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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시대정신은 공존(共存)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은혜 관계를 넘어 동식물 등 자연과의 공생이 절박합니다. 일체 생령과 함께 잘 사는 상리공생(相利共生)의 실천이 답입니다.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세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지구를 살리는 절박(切迫)은 바로 우리의 생존 문제입니다.

코로나19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 한 국가의 문제는 없습니다.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요, 인류는 한 몸입니다. 이 하나의 공동체를 깨닫지 못한 지도자가 있는 곳은 날마다 불행의 씨앗을 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사는 길용리 영촌마을에 자본을 앞세운 개발업자의 골프장 조성으로 산림을 훼손하는 난개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농약 살포로 청정 농작물의 피해, 지하수 관정으로 물의 고갈, 그리고 100년 이상 자란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짐승들의 보금자리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무능한 행정가들은 업자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여 자본가들의 손을 들어주며 주민 동의도 받지 않는 환경영향평가서를 만들어 협박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산림과는 나무를 심자고 하고 도시환경과는 나무를 베자고 합니다.

골프 수요층의 대중화, 지역 경제의 활성 도모라는 목적으로 건설되는 골프장이 안전한 먹거리보다 절박한가요? 체류형 관광숙박시설 확충, 관광 잠재력의 극대화라는 목적의 펜션 사업이 지금 마을공동체 유지보다 절박한가요? 그 절실함이 수많은 나무를 파손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요?

그 척박한 땅을 조상 대대로 일구며 수백 년 살고 있으면서도 진달래꽃 함부로 꺾지 않는 그 순수한 주민들을 우롱하면 안 됩니다. 구수산에 세차게 부는 바람을 돈으로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천기동뒷산봉(옛 공동묘지봉) 편백나무, 삼나무, 소나무들을 한 번이라도 안아보고 ‘마을 수호신이 되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하지 않았다면 오던 발걸음을 돌리십시오. 모두가 사는 길을 선택하십시오. 지금이 가장 적정한 시간입니다.


영산성지 천기동뒷산봉에서
정상덕 교무

 

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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